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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국감’된 복지위의 국민연금 국감
등록 2018-10-24 오후 4:05:02
수정 2018-10-24 오후 7:16:54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 국정감사가 있었던 지난 23일.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려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 입구는 평소보다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우중충한 날씨에도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하나둘 공단에 도착했고, 휑한 ‘논두렁’ 위에 홀로 솟은 본관 2층에서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지난 2017년 초 기금운용본부 마저 이곳으로 내려온 지 벌써 1년8개월.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이후 출장비만 무려 10배가 증가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2016년 2700여만원이었던 출장비는 1년만에 2억 2000여만원으로 10배가 뛰었다는 것. 김 의원은 “서울에서 전주까지 왕복 6시간이 걸린다”며 “사실상의 업무 마비”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서울 사무소 개설을 촉구했다.
반면 전북 전주시갑 소속 모 의원의 의견은 달랐다. 그는 “기금운용본부의 주요 회의가 여전히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세계 3대 기금인 국민연금이 거름 냄새 나는 논두렁에 있다고 비판한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밖에 나가 아무리 냄새를 맡아도 거름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였다.
정말 지역 국회의원에게만 이 냄새가 나지 않은 것일까. 운용역이 절반 이상 이탈하고 외국 투자자들이 교통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그는 정말 아무런 냄새도 안나고 불편도 못느끼는 것일까. 혹시 지역주민의 표만 얻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날 기자가 국민연금 국감 취재를 위해 쓴 비용은 교통비만 10만원. 여기에는 전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출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본부 이전 이후 택시만 돈을 번다는 우스갯소리가 빈 말이 아니다. 지역구민 모두 택시 운전사가 아니라면 지역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은 빚좋은 개살구다.
‘논두렁 국감’으로 전락하고 만 이날 국민연금 국감 현장은 씁쓸함을 남겼다. 허허벌판에 홀로 서 있는 국민연금 사옥처럼, 전 국민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지역 이기주의’를 맛 본 듯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