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최근 기업들이 전환사채(CB) 발행 시 최대 7%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얹어주고 자금을 조달하는 추세다. 시장 호황을 타고 이자 지급 없이 주식전환 권리만 붙여도 투자유치가 가능했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에만 8개 기업이 5%가 넘는 만기 이자율을 책정해 CB 발행을 결정했다. 대부분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대환성 발행이거나 운영자금을 마련이 목적이다.
 | | (자료=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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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아이에스(138690)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표면 이자율 4%, 만기 이자율 7%에 100억원의 CB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에어부산(298690)도 표면 이자율 5.9%, 만기 이자율 6.7%에 채무상환을 위한 100억원을, 씨아이테크가 표면 이자율 4%, 만기 이자율 6%에 운영자금 목적 100억원 CB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CBI의 경우 기존에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이 모두 0%인 CB로 100억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정정공시를 내고 이자 지급 방식으로 변경했다. 변경 후에는 표면이자율 2%, 만기이자율 6%대다. 이밖에
한창(005110),
아이씨케이(068940),
바이오로그디바이스(208710) 등이 5~6% 안팎의 만기이자율에 자금 조달 계획을 내놨다.
CB에 고금리 이자가 얹어지는 추세는 그만큼 기업의 자금조달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CB는 주식전환 권리가 부여되기에 이자를 높게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B 투자자들은 통상 주식으로 전환 후 매도해 차익을 올릴 기대감을 기반으로 투자에 나선다. 풍부한 유동성과 주가상승 기대가 있었던 지난해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0%인 CB가 쏟아질 수 있었던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가고, 한국은행도 발을 맞춰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상황”이라며 “고금리 기조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깊어지자 주식시장 위축도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전환권 행사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낮아지면서 CB 조차도 이자 담보를 높게 걸어야 자금을 끌어올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CB 투자금에 대한 조기상환을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장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주식전환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없거나, 기대가 낮아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 22일에는 엠에프엠코리아가 50억원 규모 CB를 만기 전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밖에도 넥스턴바이오와 카나리아바이오 등 이달에만 10여개 이상의 기업이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를 받아 발행했던 CB를 되사오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