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유럽의 벤처캐피탈(VC)은 최근 5년간 미국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유니콘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생태계가 유럽의 벤처 시장을 더 키워나갈 것이다”
피에르 소챠 아마데우스캐피탈 파트너는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5 ‘비상장 기업- 예비 유니콘을 발굴하라’ 세션에서 유럽의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과거를 진단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럽 벤처캐피탈은 최근 10년간 13%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조정을 받은 이후에도 2023년부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그동안 미국 벤처 생태계를 이끌었던 인재, 자본, 야심이라는 3가지 핵심 요소가 현재는 유럽으로 이동한 결과라고 그는 진단했다. 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이같은 요소가 확대·재생산되면서 자금 조달이 크게 늘었고, 그 결과 유럽 내 유니콘 수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피에르 소챠챠 아마데우스캐피탈 파트너가 2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서울에서 이데일리·KG제로인 주최로 열린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에서 ‘비상장 기업-예비 유니콘을 발굴하라’란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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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챠 파트너는 “유럽에서는 ARM, 딥마인드 등 지금까지 3만50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탄생했다”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실패가 부정적으로 간주됐지만, 이제는 실패도 괜찮다는 인식 전환이 일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해 유럽에선 더 많은 기업가가 탄생하고 있는데, 미국보다 더 많은 기업가치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니콘이 유니콘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자리잡은 것이 유럽 생태계의 특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페이팔 마피아’ 현상이 유럽에서도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팔 마피아란 1990년대 말 설립된 페이팔 출신인 일론 머스크(테슬라), 리드 호프먼(링크드인), 채드 헐리·스티브 첸·자웨드 카림(유튜브), 제러미 스토플먼· 러셀 시먼스(옐프)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성공한 스타트업 출신들이 또다른 스타트업을 만들어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소챠 파트너는 “유럽에서는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경험한 창업자들이 지식, 경험, 네트워크를 갖추고 스핀아웃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현재까지 9000명 이상의 파운더들이 유니콘에서 분사해 창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