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이 중국 최대 투자은행(IB)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와 손을 잡았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CICC가 보유한 중국 현지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1일 IB업계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K-그로스(Growth) 글로벌펀드’ 위탁운용사로 중국계 KCA캐피탈파트너스를 선정했다. 해외 운용사가 펀드 운용을 단독으로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성장금융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등이 1조8500억원을 출자해 만든 성장사다리펀드 관리기관이다.
KCA캐피탈파트너스는 CICC가 운용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케이만제도에 법인 등기가 돼 있지만 실질적 본사는 중국 베이징이다. 조만간 서울에도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한국성장금융은 KCA캐피탈파트너스에 2500만달러(285억원)를 출자한다. 향후 운용 성과 등을 감안해 500만달러를 추가로 출자할 수도 있다. 최종 펀드 결성 예정액은 2억5000만달러(2850억원) 수준이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KCA캐피탈파트너스에 출자한 자금의 실제 운용은 CICC에서 파견된 인력들이 담당한다”며 “CICC가 대형 IB인 만큼 글로벌 펀드들이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초기 투자처도 결정됐다. 중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국내의 한 기업에 7000만~8000만달러 정도가 투입된다. 이를 위해 이달 중 한국성장금융에서 받은 자금과 CICC의 자체 자금 등을 활용해 1차 펀드를 조성하고 나머지 LP를 모아 내년 초 2차 펀드를 최종적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CICC는 해당 기업의 중국 내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
한국성장금융은 이번 출자가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CICC를 전략적 동반자로 삼기 위한 첫 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CICC는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외자 합작 IB로 중국투자공사(CIC)를 비롯해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해외 국부펀드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글로벌 사모펀드가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중국은 물론 글로벌시장에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한국성장금융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KCA캐피탈파트너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CICC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우리가 출자한 하위 펀드의 투자를 받은 기업들도 중국 등 해외로 나갈 때 CICC 측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다른 기관과 CICC의 공조 플랫폼 구축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