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나라살림 정확히 파악하자…국가회계관리국 설치해야”
한국조세재정硏, ‘국가회계 5주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 개최
등록 2016-11-11 오후 5:53:49
수정 2016-11-11 오후 5:53:49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나라의 자산과 부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국가회계관리국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재정의 낭비와 비효율을 줄이고 나라의 숨은 자산을 찾아내기 위해 일반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이른바 ‘발생주의 회계’도 선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종운 감사교육원 교수는 11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개최한 ‘국가회계 5주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맡아 “국가회계에 발생주의를 도입하면서 국가재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외 신인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국회와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가회계관리국을 설치해 신뢰성을 높여 나갈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발생주의 회계는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이 아니라 경제적 거래가 일어나는 시점에 수익과 비용을 인식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가정에서 기록하는 가계부처럼 현금 흐름만 기록하면 가정이 보유한 부동산, 자동차, 주식, 가계부채 등 전체 자산과 부채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없게 된다. 발생주의 회계는 경제적 거래가 일어나는 시점에 자산과 부채, 자본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때문에 이를 국가 회계에 도입하면 국가가 가진 자산과 부채를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국가회계에 발생주의를 도입했고 2012년에 처음으로 국가재무제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가 회계를 경제적 거래가 발생하는 시점(발생주의)과 현금 유출입이 일어나는 시점(현금주의) 중 어떤 기준을 따르느냐에 의해 정책적 의사결정도 달라질 수 있다. 가령 국가 재정으로 비포장도로를 재정비하는 작업을 시작했을 때 이에 들어가는 비용은 현금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단순한 현금지출로 처리된다. 그러나 발생주의적 관점에서는 비포장도로 정비 비용을 사회간접자본(SOC)로서 자산으로 인식하고 매년 감가상각을 하는 식으로 처리된다. 국가가 국민의 복지를 위해 지출하는 돈을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파악해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주의 회계가 정책적 의사결정으로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가 공무원 연금개혁이다. 공무원연금을 미래에 지급해야 할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공무원연금 적자를 줄이기 위한 제도를 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금의 유출입만 기록하는 방식으로는 당장 현금이 지출되지 않는 공무원 연금을 재정적 부담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종운 교수는 “국가 회계에 발생주의가 도입되기 전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가 각각 별도로 산출돼 종합적인 정부 부채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발생주의가 도입되면서 폭 넓은 범위에서 공공부문 부채 통계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국가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회계관리국 형태의 기관을 설립하고 전문 인력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도진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은 “지금까지는 국가 재무제표 작성의 정확성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27명에 불과한 센터 인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의 회계 투명성도 고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