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17일 서울시 중구 한 식당에서 2017년 투자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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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한국투자공사(KIC)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한 의사결정권에 대해 정부의 뜻을 따르겠다는 견해를 내놨다. 특히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개편안 반대 의견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면 현재 KIC가 엘리엇에 투자하고 있는 5000만달러(약 540억원)의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KIC는 서울시 중구 한 식당에서 지난해 투자성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희남 KIC 사장은 이 자리에서 엘리엇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한 사태 전개 방향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IC는 엘리엇에 5000만 달러를 위탁한 상황이지만, 계약상 주주권 행사는 위탁운용사가 행사하게 돼 있어 현대차와 관련한 의결권은 엘리엇의 판단에 따르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KIC는 2010년부터 헤지펀드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헤지펀드 위탁사 가운데 하나로 엘리엇을 선정했다. KIC는 엘리엇과 국내 투자에 대해서는 5% 이내로 제한하는 계약을 맺었다. 강신우 KIC 투자운용본부장(부사장·CIO)은 “헤지펀드 프로그램 도입부터 8년 가까이 엘리엇과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며 “우리가 위탁한 회사 가운데 수익은 최상위권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어 강 CIO는 “현재 국내 투자비중은 낮은 상태라 이해 상충이라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KIC는 정부의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인 만큼 엘리엇의 판단이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주거나 정부와 의견이 충돌할 경우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엘리엇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 위반까지 포함해 계약해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일단 조사 결과를 봐서 해당 사항이 확인된 경우 내부 절차를 거쳐 적절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데 따른 공시의무를 위반한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2년 만에 전격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지난 2016년 5월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인수합병이 발표되자 27일 주주로서 합병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6월2일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4.95%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고 이틀 뒤인 4일 지분을 7.12%로 늘렸다고 재공시했다.
금융감독원은 엘리엇이 삼성물산 같은 대형사 지분 340만주(2.17%)를 장내에서 갑자기 매집하기 어렵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자본시장법에는 특정 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했을 때는 반드시 5일 이내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금감원은 엘리엇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파생금융상품인 총수익스왑(TRS) 거래로 삼성물산 지분을 사전에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다. 2016년 2월 금융위 증선위는 금감원의 보고를 받은 뒤 관련 내용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KIC는 기획재정부에서 750억달러(약 81조원), 한국은행에서 250억달러(약 27조원)의 자금을 위탁받았다. KIC는 누적 수익을 포함해 총 1341억달러(약 145조원)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최 사장은 “글로벌 국부펀드와 비교하면 우리의 자산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없다”며 “2020년까지 질적으로 투자성과를 높이고 양적으로 주요 국부펀드들 수준인 2000억달러 이상으로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재부와 한은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위탁받고 연기금으로부터도 자금을 유치할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추세를 고려해 주주권리 제고 등을 위한 체계와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