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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주주가 불편한 기업들 등쌀에`…또 늦춰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금융위 "기업 반발 심해 상반기 안엔 어려워…올해 안엔 도입할 것"
친기업 의결권 자문기구 설립 움직임…"대리인이 주인 노릇하는 격"

등록 2016-06-09 오후 3:21:15

수정 2016-06-09 오후 3: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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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손님이 원하는 메뉴가 아니라 요리사 자신이 만들기 편한 메뉴만 요리하는 식당에 누군들 가고 싶겠는가. 국내 기업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반대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주주 의견은 듣지 않고 마음대로 경영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처럼 금융투자업계의 강력한 의견 개진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올 상반기 도입할 예정이던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준칙, 즉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연기할 계획이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올해 안에는 반드시 도입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재계의 거센 반발에 연내 도입도 불확실한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상반기 도입도 물 건너가

금융위 관계자는 9일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들의 반발 탓에 상반기중에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국에서도 도입돼 있는 만큼 속도조절을 한 다음 올해 안에는 반드시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초 금융위는 ‘원칙 준수, 예외 설명’ 방식을 채택해 △수탁자 책임 정책 제정·공개 △이해상충 방지 정책 제정·공개 △투자대상 회사에 대한 지속적 점검·감시 △수탁자 책임활동 수행에 대한 내부지침 마련 △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전문성 확보 △의결권 정책 제정 공개 △의결권 행사, 수탁자 책임 이행활동 보고·공개 등을 스튜어드십 코드의 7가지 원칙으로 정하기로 초안을 잡았다.

금융위는 지난 2014년 신제윤 전 위원장 재임 시절부터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준비해왔다. 이후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과정에서 합병 반대 입장을 밝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도전이 이슈가 되면서 TFT 활동이 잠정 중단됐고 관련 논의도 지지부진해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는 듯 했지만 재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다시 전열을 정비해야 할 상황이 된 셈이다.

기관 직무유기…親기업 자문기구까지 논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은 당국이 투자자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직무유기를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국내 기업 주주들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두텁게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649개사 가운데 227개사에 대해 반대의견을 행사했는데 이중 29.1%만이 30대 대기업그룹 소속사였다. 기관이 대기업에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투자대상 기업 간의 지배구조 이슈나 투자자금 유치에 대한 이해 상충 우려 탓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시장 일각에서는 친기업적 의결권 자문기관 설립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어 주주권 위축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는 친기업 성향의 새 의결권 자문기구 설립을 준비하면서 전국은행연합회, 생명·손해보험협회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한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의결권은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되는 것이고 기업 경영자는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존재하는 대리인인데 주인보다 대리인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의견을 내놓는 의결권 자문기구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형용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용어설명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기관투자가 역할을 단순히 주식을 갖고 그에 따른 의결권 행사에만 한정하지 않고 기업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모범규준.

△자료 : 한국지배구조연구원


김도년 기자

kdn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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