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직원의 2000억원대 횡령 사건을 계기로 분기와 반기 감사 때 직접 금융기관 잔액 조회 규정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한해를 결산하는 기말보고서 검토 때에만 의무화돼 있는 금융결제원 온라인 조회를 분반기 보고서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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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회계감사준칙상 감사시 외부감사인은 피외감기업의 금융기관 거래내역 및 잔액 등을 금융결제원 온라인 조회를 통해 직접 확인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이 규정이 연말 재무제표 검토 때에만 적용되고 분반기 보고서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금융거래를 온라인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자금관리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것이 어찌 보면 기업 내부회계관리의 핵심 중 하나”라며 “가장 중요한 것이 현금과 예금, 매출채권, 매입채무인데 현금과 예금 직접 확인을 분반기에 의무화하지 않았다는 것은 회계개혁에 엄청난 구멍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스템임플란트의 분반기 외부감사때 거래 금융기관에 직접 조회 요청만 했더라도 횡령을 잡아낼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스템임플란트 재무담당 이 모씨가 횡령한 자금은 221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08.1%에 달하는 규모다. 이씨는 이미 2020년 말부터 조금씩 빼돌리기 시작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공시에 따르면 이 씨는 2020년 4분기에 235억원, 2021년에 100억원을 출금했다가 반환했다.
이렇게 빼돌린 회삿돈으로 주식 등 여러곳에 투자했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인 동진쎄미켐의 주식을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파주 슈퍼개미’로 등장한 시점은 작년 10월5일이고, 실제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인 날은 10월1일로 3분기 보고서 검토 전이다.
그러나 이 씨는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금융기관 잔고증명서 잔액을 바꾸는 식으로 위조, 감사인에게 제출했고 3분기 보고서에 대해서는 ‘적정’ 의견이 나왔다.
분반기 재무제표 검토시에 금융기관 거래내역과 잔액을 직접 조회만했어도 일찍 내부통제시스템을 정비하고 더 큰 횡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과거에는 금융기관에 우편으로 조회서를 발송하고 받아서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번거로웠지만, 금융결제원 기업회계감사시스템을 통하면 온라인 상에서 바로 조회가 가능하기에 확인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김광윤 한국감사인연합회 회장은 “감사인의 경우 소정의 수수료를 내면 금결원 시스템에 접속해 확인할 수 있는데 분반기에는 의무사항이 아니니 질의응답 식으로 약식 검토해왔다”며 “국가적인 견지에서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고 재발을 막으려면 관련 규정을 바꿔서 분반기에도 금결원 시스템을 통해 감사인이 직접 조회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