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며느리도 모르는 `기업의 성장성`
등록 2016-09-06 오후 12:25:00
수정 2016-09-06 오후 12:25:00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어떤 기업인지 알아 맞히는 문제를 내 볼까 한다. 주관식이다.
문제 1번, 2010년 IT·전자의 날 국무총리 포상. 2011년 지식경제부 장관상 수상. 수출입은행 선정 히든 챔피언. 로봇청소기 등 각종 전자제품 제조업체.문제 2번, 2001년 산업자원부 세계일류상품 인정, 최우수 벤처기업상 수상. 갈륨비소를 이용한 반도체 웨이퍼 수출업체.문제 3번, 2000년 미국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순위 중 7위. 미국에서 가장 양심적인 기업 10위. 1990년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뽑은 가장 유망한 기업.1번 답은 모뉴엘이고 2번은 네오세미테크, 3번은 미국 엔론이다. 악명 높은 분식회계로 투자자들을 울린 대명사들이지만 시장과 언론은 이들 기업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이렇듯 기업 성장성을 평가하기란 아무리 전문가 집단이라도 쉽지 않다.금융당국이 영업적자를 내는 등 재무구조가 열악한 기업도 성장성만 갖추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어떤 기업이 성장성이 있는지 미리 알 수만 있다면 좋은 취지의 제도임에는 틀림없지만 투자자 보호나 기존 제도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생각하면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신생·벤처기업은 버는 돈은 없는데 생산시설이나 연구개발에 투자하느라 재무구조가 나빠진다. 이런 기업을 위해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가 활성화하려고 했던 제도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성장사다리펀드, 크라우드펀딩, 비상장장외매매시장(K-OTC), 코넥스 등이 있다. 이런 시장이 왜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지부터 고민하지 않고 덜컥 개인들이 투자하는 상장의 문을 열어주는 것은 혹시 창조경제 성과를 내기 위한 조급함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정보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쌈짓돈이 거래되는 증시는 대형마트와 같다. 어느 정도 검증된 제품이 매대에 올라와야 한다. 성장성은 정보력이 있는 기관투자자들조차도 평가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모뉴엘, 네오세미테크, 엔론. 모두 성장성에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 왔던 기업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