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감사의견 쇼핑 막자"…의견 제시前 감사계약 체결 추진
금융위-공인회계사회, 관련대책 논의
감사인 선임시기, 4월말→사업연도 개시일부터 45일로 외감법 개정 추진
등록 2016-06-16 오후 3:06:13
수정 2016-06-16 오후 3:06:13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금융위원회와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일감을 주는 기업과의 ‘갑을 관계’로 독립적인 감사의견을 내기 어려운 폐단을 막기 위해 감사인이 감사의견을 제시하기 전에 다음 회계연도 감사계약을 체결하게끔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이 돈줄을 쥐고 회계사의 의견을 쇼핑하는 일을 막기 위한 이른바 ‘감사의견 쇼핑 방지책’이다.
강성원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감사인이 감사의견을 제시한 뒤 기업이 다음해 감사인을 선임하다 보니 기업 입김이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감사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기업이 감사인을 선임하는 방안을 금융위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인의 감사의견은 기업이 회계기준에 맞게 재무제표를 작성했는지를 평가한 의견으로 재무제표 이용자들은 이 감사의견을 보고 재무제표의 신뢰도를 판단한다. 기업이 숙제를 해오는 학생이라면 ‘참 잘했어요’, ‘미흡해요’ 등의 도장을 찍어주는 교사 의견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기업이 다음 회계연도에 감사업무를 할 회계법인을 감사의견이 나온 뒤에 계약하다 보니 회계사들이 독립적으로 의견을 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가는 기업이 다음 회기에는 일감을 주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한공회 건의를 받아들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에 반영했다. 현재 기업은 감사보고서가 나온 뒤인 매년 4월말까지 감사인을 선임하지만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45일 전까지 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했다. 감사보고서는 결산일 이후 석 달 뒤에 나오는데 감사인을 그 전에 선임하도록 하면 다음 계약 성사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감사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구상이다.
한공회는 또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감사 등 감사인의 감사 실패와 회계사들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계법인 대표들을 모아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윤리의식, 독립성, 전문성 3가지 요소를 키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오는 22일 열릴 총회에서 자정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강 회장은 “감사품질 관리의 책임을 대표이사에게 지우는 것은 회계사 30명 수준의 작은 법인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한공회가 주관이 돼 품질관리 책임자를 지정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감을 너무 많이 수임해 감사 시간을 제대로 쓰지 않는 회계사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