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현대상선(011200)이
현대증권(003450) 지분 취득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마련한 자금이 인수전 실패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지분율이 낮은 현대증권 지분을 높이는 등 계열사 지배기반 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은 22일 600억원 한도로 현대증권 주식을 장내매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471만주(2.76%)를 매입할 수 있다. 예정대로 취득한다면 현대상선의 지분율은 현재 23.17%에서 25.93%로 높아진다.
이번 취득은 현대상선이 현대건설 인수용으로 마련했던 자금을 그룹 재정비에 투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은 1조원 초반의 사내 보유 자금을 바탕으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주력으로 나섰고 단기차입을 제외하고도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자사주 신탁 해지 등을 통해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 모았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가 자격이 박탈됐고 이에 불복, 소송을 벌이고 있으나 사실상 현대건설 인수는 물건너간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현대상선은 차입금이야 다시 돌려주면 되지만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회사내에 그대로 남아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그룹을 지탱하는 핵심 계열회사로 현대증권(23.17%)과 현대로지엠(37.32%), 현대아산(58.21%), 현대유엔아이(22.7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현대증권을 제외한 3개 회사는 현정은 회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할 때 50%를 넘고 있어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현대증권은 그룹 계열사중에서 현금 창출력이 1, 2위를 다툴 정도이나 그룹의 지분율은 28.15%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낮은 지분율에다 계열 지배구조상 순환출자고리 밖에 있는 현대증권의 특수성 때문에 종종 매각설이 나오곤 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범현대가가 현대상선 증자에 불참하고, 현대차그룹이 건설이 보유한 상선 지분 7.75%을 현대그룹에 넘겨주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그룹의 경영권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이라며 "현대상선은 건설이 보유한 상선 지분을 인수하고도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그룹은 이번 현대상선의 증권 지분 인수를 통해 증권 매각설을 잠재우면서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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