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수성(創業守成)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 승계는 경영 승계와 함께 경영권을 온전하게 넘겨주는 지분 승계가 이뤄져야 한다. 삼성출판사는 김진용 대표의 장남 김민석 N그룹장을 중심으로 한 ‘3대 경영’을 위해 터를 닦고 있다. 김 대표의 제부(弟夫) 조석현(48) 아트박스 대표가 경영 보폭을 넒히는 나름 이채로움도 갖고 있다.
장손의 행보김 대표는 부인 김미재(55) 씨와의 슬하에 민석(31)·우석(28)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현재로서는 민석 씨가 3대 경영권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는 데 안팎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다.
양재고 재학 시절 각종 정보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경력으로 연세대 화학공학과에 정보특기자로 입학한 민석 씨는 2000년 병역특례로 넥슨에 입사해 프로그래머와 프로젝트 매니저 등의 업무를 맡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NHN에서 캐주얼 게임 서비스기획팀 파트장을 지냈다. 이후 2008년 말 삼성출판사에 입사,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받고있다.
특히 IT업계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 삼성출판사의 디지털 콘텐츠를 총괄하는 N그룹장을 맡고 있다. 또한 삼성출판사 계열(29.2%)로 스마트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에 기반을 둔 애플리케이션이나 플랫폼제작, 교육 서비스 사업을 하는 스마트스터디 대표를 맡고 있다.삼성출판사와 외부의 콘텐츠를 스마트기기용 모바일 앱으로 만드는 작업을 맡고 있는 것.
경영권을 온전하게 물려받기 위해 지분 확보에도 공을 들이는 양상이다. 2002년 8월 NSF의 기업분할로 삼성출판사가 재상장될 당시 민석 씨의 지분은 1.1%에 불과했다. 2003~2005년 집중적으로 지분을 사들여 현재 6.4%를 소유중이다. 김 대표(47.4%)에 이어 개인 2대주주다.
여동생과 아트박스시계를 1984년으로 돌려보자. 그 해 삼성출판사 내에 아트박스 사업부가 발족됐다. 8월에는 1호점이 문을 연 뒤 1986년 6월에는 법인으로 전환했다. 문구·팬시·사무용품 제조·판매업체 아트박스는 이 같은 설립 내력을 갖고 있다. 아트박스의 최대주주가 삼성출판사로서 46.5%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다른 주주들의 면면을 보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2대주주(25.5%)가 조석현 대표, 3대주주(14.9%)가 김경화 씨다. 김경화 씨는 삼성출판사 오너인 김진용 대표의 둘째 여동생으로 조 대표는 김경화 씨의 남편이다. 아트박스가 삼성출판사의 자회사이지만, 조 대표 부부가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엿보게 한다.
경영진 구성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 대표가 사내이사로 있기는 하지만, 조 대표가 김창수 F&F 대표의 뒤를 이어 지난 1996년부터 대표이사로서 아트박스의 경영을 총괄해왔다. 김경화 씨 또한 1999년부터 등기임으로 이름을 올렸다. 감사는 김 대표의 숙부인 김종규 현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이 맡고 있다.
조 대표의 경영 보폭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출판사 계열(57.5%)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학습지 사업을 하는 와이즈캠프닷컴의 등기임원으로 있다. 이뿐만 아니다. 삼성출판사 계열은 아니지만 현재 아트박스의 관계사 씨믹스의 경영에도 참가하고 있다. 씨믹스는 2002년 아트박스로부터 식품 부분이 분사된 업체로 초콜릿, 캔디 수입·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캔디 유통매장과 온라인쇼핑몰 ‘위니비니’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2년 7월 엔에스에프의 기업분할로 형제들의 독자의 길을 가고 있듯 장래에 삼성출판사의 ‘3대 경영시대’가 열릴 때쯤 아트박스가 변함없이 삼성출판사의 울타리에 있게 될 지 시선이 모아진다.
기획팀=신성우 부장·김세형 차장·유재희·임명규·김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