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국민연금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전략 다변화와 운용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5’ 축사에서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환경 속에서도 국민연금은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장기투자자로서 글로벌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전략을 다변화하고 운용역량을 강화하는 등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며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가 29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대체투자 로드맵’을 주제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5)’는 급변하는 환경 속 대체투자 전략을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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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불확실성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달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고율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상호관세 90일 유예, 반도체 등 관세 면제 품목 확대, 영국·중국과의 협상 체결 등으로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남은 협상과정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관세 인상에 따른 경제 충격 정도 역시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은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자 전략에서 올해 대체자산부터 기준포트폴리오를 적용했다. 김 이사장은 “기준포트폴리오 도입으로 그동안 사전적으로 정의되거나 분류되지 않아 투자가 어려웠던 상품에 대해 다양한 투자전략을 유연하면서도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 말 기준 94조원 규모로 기금 전체 자산의 약 8%, 대체자산의 46%를 차지하는 사모투자 부문에서는 유동성 확보 및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용이한 세컨더리 투자를 확대하고, 사모대출, 운용사 지분투자(GP Stake) 확대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안정성에 기반한 초과수익 창출기회를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에 ‘수익의 질적 수준’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투자한 기업은 건전한 성장이 뒷받침되고 투자자는 높은 수익 실현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연금은 부동산 부문도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미 지난해 신설된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을 통해 올해 초 영국 단독주택 임대(Single Family Rental), 호주 학생기숙사 및 임대형 주택개발(Built-to-Rent) 등에 총 2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실행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대형 위탁운용사 투자비중이 높은 기금의 국내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이라면서 “국내 최초로 중소형 위탁운용사(Emerging Manager Program) 도입을 결정하고, 오는 8월 두 개사를 최종 선발해 총 5000억 원 상당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고령자 친화 주택, 도심형 개인창고 서비스(Self Storage) 등 틈새 섹터로 투자 스펙트럼을 확대할 방침이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전통적인 코어 및 코어플러스 중심의 투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에너지전환, 디지털, 운송, 유틸리티 등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한 성장성 높은 섹터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 올해는 세컨더리(Secondary)와 크레딧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서, 인프라투자실 내의 세컨더리, 사모대출, 운용사 지분투자를 전담하는 조직을 팀으로 승격해 인프라솔루션팀을 신설했다”면서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유수 운용사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우량의 투자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관세, 지정학 리스크, 내수 부진 등은 불확실성을 유발하는 요인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국민연금은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 속에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수익률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