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감사전 재무제표 제출 안하면 불법인데…190개 비상장사 "나몰라라"
금감원 "숙지 못한 기업 많아…올해엔 지도만 하고 내년부터 징계할 것"
등록 2016-11-02 오후 12:00:00
수정 2016-11-02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회계감사를 하기 전 외부감사인과 증권선물위원회에 회사가 작성한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는 행위는 불법임에도 비상장사 190개사가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법 위반 사안에 대한 비상장사들의 이해도 부족을 고려해 올해는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내년부터 징계하기로 했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직전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인 비상장사 2339개사를 점검한 결과 이중 8.1%에 달하는 190개사가 개별 재무제표와 연결 재무제표를 외부감사인과 증권선물위원회에 동시에 제출하도록 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은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인 비상장사는 올해부터 회계감사를 하기 전에 증선위에도 재무제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재무제표 제출이 늦어지면 그만큼 회계감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회계 투명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방지하기 위해서다.
개별 재무제표는 제출의무를 지키지 않은 142개사 중 뒤늦게 제출한 곳이 83개사로 가장 많았고 재무제표 일체를 전부 제출하지 않은 곳도 40곳에 달했다. 일부 재무제표만 제출하지 않은 곳은 19개사로 나타났다.
연결 재무제표는 60개사가 제출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이 중 뒤늦게 제출한 곳이 48곳, 전부 미제출 11곳, 일부 미제출 1곳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감사 전 재무제표 제출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수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가령 직전 사업연도말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인상인 회사가 제출 대상에 해당하지만 제출의무가 있는 그해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자산총액 규모를 계산하다보니 제출하지 않는 일이 있었다. 주석을 포함해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등 5가지 재무제표를 모두 제출해야 하지만 주석사항이나 현금흐름표 등 일부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현행 외감법상 감사 전 재무제표 제출 의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다. 증선위가 고의적으로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는 기업을 검찰에 고발하면 이 같은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비상장사의 경우 올해는 제도 시행 초기임을 고려해 지도공문 발송과 대표이사 확약서 징구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도하고 증선위의 행정적 처벌은 내년부터 하기로 했다. 증선위는 규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서는 감사인 지정, 담당임원 해임 권고 등의 조치를 부과할 수 있다.
김상원 금감원 회계조사국장은 “올해부터 상장사들은 감사 전 재무제표 제출 의무를 위반하면 징계하기로 했지만 비상장사들은 관련 규정을 제대로 모르는 사례가 많아 지도 위주로 조치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고의적으로 위반한 건에 대해서는 검찰통보, 고발 조치해 외감법 규정대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