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옵션쇼크 도이치, 사과 않는다" 해외 언론도 비난
국내 기관들 "채권발행시 주관사 선정 어렵다" 여파 확산
등록 2011-02-28 오후 3:22:01
수정 2011-02-28 오후 3:22:01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이른바 `옵션쇼크`의 주범 도이치뱅크에 대해 해외 금융언론 등에서도 이례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도이치증권은 문제의 발단이 된 파생본부 이외에 다른 사업부문에까지 부정적인 여파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28일 홍콩의 금융전문지 `파이낸스아시아`는 톱기사로 `도이치뱅크 한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맞다(Deutsch Bank hit hard by Korea's financial regulators)`라는 기사를 실었다.
지난해 11월11일 옵션만기일 당시 장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2조4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코스피지수가 급락했고, 도이치증권 창구에 매물이 집중됐다는 점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금융당국의 조사를 통해 도이치의 시세조종으로 경위가 파악됐고 이로인해 제재를 받았다는 기존 한국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과 사건에 대한 얘기는 동일하다.
여기서 이 매체는 "도이치는 공식적으로 `한국 당국의 조치를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이같은 결정을 존중하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진심으로 후회와 사과의 뜻을 담고있지는 않다"고 비난했다. 오히려 한국 금융시장과 법망에서 엄청난 자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하고 있다.
파이낸스아시아가 이처럼 도이치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인 것은 과거 씨티그룹의 사례와 비교할때 도이치 경영진의 태도가 적절치 못하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2004년 유로존 국채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국채를 팔았다 되사는 수법으로 차액을 챙겨 영국과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의 조사를 받은바 있다. 당시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CEO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멍청한(knuckle-headed) 짓이었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에반해 요제프 아커만(Josef Ackermann) 도이치뱅크 회장 겸 CEO는 이번 한국시장서 저지른 도이치의 과오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또 이번 옵션쇼크의 주범은 도이치증권의 파생부문이지만 도이치내 다른 부서에도 부정적 영향이 조금씩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최근 한국계 기관들이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도이치를 제외하는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다.
한국계 은행이나 기관들이 해외에서 외화채를 발행할때 일반적으로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해당 IB의 DCM본부에서 해외 투자자를 모집하는 일을 맡게 된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이 도이치에 대해 최근 `도덕성` 부문에서 감점을 주는데다 외화채 발행의 경우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정부의 눈치를 봐서라도 도이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것을 피한다는 얘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도덕성`이 채권발행 주관사를 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워낙 한국시장서 파장이 컸던 사건인 만큼 다른 IB들과 동일선상에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