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급격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자본시장 내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포함한 위탁운용사(GP)들이 포트폴리오 자산을 서둘러 회수하는 대신 장기 투자 목적으로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를 조성하는 가운데 국내 자본시장 큰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GP가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기존 출자자(LP) 대신 새로운 LP를 모집해 펀드를 조성하고 자산을 옮겨 담는 것을 말한다. 과거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자산을 담는다는 등 부정적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자본시장 규모가 커지고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량 자산을 장기 투자하려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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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 컨티뉴에이션 펀드 ‘열기’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는 미국 최대 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회사인 캘파인에 3억9000만 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거래는 미국 에너지 인프라 전문 운용사 ECP가 캘파인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조성한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다른 기관투자가도 긍정적으로 출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는 최근 미국 공장자동화 회사 듀라반트의 최대 주주인 미국 사모펀드(PEF) 워버그핀커스가 조성한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4억5000만달러(약 570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자본시장 투자 회수 활동이 위축되면서 PEF 회수 대안으로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부상하고 있다”며 “돌려막기나 꼼수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를 특별히 배제하지 않고 개별 투자권에 대한 수익성과 리스크를 검토해서 전략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고 전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간 지분 등 포트폴리오 자산 거래가 이뤄지는 ‘세컨더리 펀드(Secondary Fund)’와는 달리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LP만 바뀐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고 경기가 위축되면서 GP들도 우량 자산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통해 차익 실현을 미루고 있다. 운용사는 성장 가능성이 큰 포트폴리오 자산을 계속 가져갈 수 있고, 신규 LP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된 자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도 매력적인 투자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도 “이미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상태에서 기존 투자자가 지분을 넘기는 거라 안정성을 보장받는 느낌이 있다”며 “물론 기존 LP들도 이익을 가져가겠지만, 그들이 선도적으로 투자해놓은 덕분에 수익률 등을 미리 평가하고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 목적으로 성과 추가 개선 매력”현재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도
쌍용C&E(003410) 장기 투자를 위한 컨티뉴에이션 펀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전체 펀드 규모는 약 3조2000억원 정도로 아시아 펀드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LP가 모집되는 것은 쌍용C&E에 대한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을 방증한다”며 “시멘트 회사인 쌍용C&E가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 종합 환경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운용사 간 상생 방안으로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주목받고는 있지만 한켠에서는 국내외 시장이 요동치는 시점에서 모든 자산의 가치를 재점검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긴축이 본격화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검증되고 안정화한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투자처가 된다”며 “장기 투자시계를 가진 기관투자가도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면서 장기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 기존 PEF와 함께 기업의 성과를 추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금 세컨더리가 폰지라고 하는 비난도 있고, 시장 상황이 안 좋아서 주식과 채권 가격 조정이 많다”며 “시장 가치가 가격에 반영이 제대로 됐는지 점검하는 등 대체투자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