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자체신용도 금융회사부터 순차 도입…투자자 의뢰평가도 허용
금융위원회 21일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자체신용도 2017년 일반금융회사 2018년 일반기업 단계적 확대
신평사 선정 신청하는 기업에는 복수평가제 면제
매년 금감원 검사받고 등급장사 등 부당 영업하면 최대 '영업정지'
등록 2016-09-21 오후 12:00:00
수정 2016-09-21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내년부터 모기업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기업의 자생력을 살펴볼 수 있는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stand-alone credit rating)가 금융회사부터 단계적으로 공시된다. 또 발행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 등 제3자가 평가비용을 지불하면 신용평가를 할 수 있는 제3자 의뢰평가(무의뢰평가)도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그동안 수차례 도입하려다 무산돼 온 자체신용도 공시 제도가 내년 금융회사, 2018년 일반기업 순으로 순차 도입된다. 자체신용도는 모기업이나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배제한 일종의 기업 자생력 등급이다. 지금까지는 모기업과 정부 지원가능성까지 모두 포함한 최종 신용등급만 공시돼 왔다. 이렇다 보니 신용등급 A등급 기업임에도 갑작스러운 모기업의 계열사 꼬리자르기 행태에 투자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신용사건들이 발생하거나 제대로 된 옥석가리기가 안 돼 AA급 이상 우량 등급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는 문제제기가 있어 왔다.
신평사의 워치독(Watch Dog)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발행기업 이외에 제3자가 의뢰해도 신용등급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신평사는 발행기업이 지급하는 수수료 수익이 주 수입원인 까닭에 기업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이 많았고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는 기업의 신용등급 정보는 시장에 제공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기업이 원하면 금융감독원 등 제3의 공적기관에 신평사 선정을 신청할 수 있는 ‘신평사 선정 신청제’도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된다. 자율적으로 신평사 선정을 신청한 기업에 대해서는 2곳 이상의 신평사에 평가수수료를 내고 신용등급을 받아야 하는 복수평가 의무를 면제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채권형 펀드에 대한 신용평가도 도입된다. 내년부터 주요 운용사의 대표 공모 채권형 펀드를 선정해 앞으로 2년 동안 수수료 없이 펀드 신용평가 결과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일정등급 이상의 집합투자증권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신평사의 부실 신용평가에 대한 검사와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금감원이 동양사태 등 대규모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이었지만 내년부터는 매년 취약부문에 대한 테마를 선정해 수시로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 결과 등급장사 등 불건전 영업행위가 적발되면 업무정지나 영업정지 등 강도 높은 행정조치가 부과된다. 법규를 위반한 신평사의 신용등급 평가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했을 때에는 신평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규정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한편 회사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제4 신용평가사 신규 진입은 중장기적 과제로 돌리기로 했다. 3사 독점시장 구조가 비정상적이라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새 신평사 진입에 따른 부실평가, 등급 인플레 등을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없어 이를 먼저 마련한 뒤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