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일본 SBI그룹 계열 SBI모기지가 한국 주식시장에 발을 디딜 채비를 하고 있다. 일본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중이다. 대표주관회사로서 SBI모기지 상장 작업을 전두지휘하고 있는 하나대투증권 ECM실 이윤형 상무를 만났다.
올들어 중국고섬 사태로 인해 중국기업은 물론 외국계 기업을 바라보는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이로인해 완리인터내셔날 이후 한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외국계 기업들은 다들 시장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SBI모기지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인 셈이다.
하지만 이 상무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차있다. 그는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투자금융회사인 SBI그룹 계열사인데다 SBI인베스트먼트나 SBI코리아홀딩스가 국내에 진출해있는 만큼 시장 인지도 또한 좋다"고 말했다.
SBI모기지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이달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SBI모기지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그동안 한국행을 망설였던 다른 일본기업들의 한국진출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나름 의미가 있다.
이 상무는 "이번 딜로 생각보다 많은 일본기업들이 국내 상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일본 지진이 나은 틈새시장인 셈이다. 더욱이 장기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기업 시각에서 보면 한국시장의 역동성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계기로 하나대투증권은 SBI그룹과 인연도 맺었다. SBI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기업들에 대한 투자회수 방안으로 한국 상장을 선택할 경우 하나대투가 주관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올 11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전자상거래 결제시스템업체 엑시즈도 SBI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로 있다.
SBI모기지로 시작된 이 상무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외국계 기업을 대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냉담함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때아닌 중국예찬론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 상무는 "선사시대 이래 세계의 중심에서 중국이 벗어난 지는 근래 100여년밖에 안된다"며 "연 9%대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등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데 지정학적 이점이 있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이용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 상무는 이어 "홍콩이나 싱가포르 시장은 여전히 중국기업들을 비롯한 외국계기업들의 상장이 활발하다"며 "그렇다고 이들 시장에서 중국기업에 대한 회계투명성 스캔들이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별회사의 위험성을 확대 해석하는 일반화의 오류는 피해야 한다는 당부인 셈이다. 그는 "몇몇 불량기업들 때문에 우량한 다른 외국계 기업들마저 평가절하되고 있는 현실은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하나대투증권은 오히려 중국 네트워크를 중점 강화해 2015년을 목표로 `Regional Premium IB(아시아 지역 대표 IB)` 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위기가 기회로 탈바꿈하는 일은 종종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하나대투증권은 그 순간을 위해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이윤형 상무는 말했다. "기회는 가만히 있을 때 오는 것이 아니다.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다들 외국계기업을 기피하는 이 순간이 바로 기회이다"
◇ 이윤형 상무 약력
▲1965년생 경북출생 ▲경신고, 고려대 ▲89~98년 동서증권 애널리스트 ▲99~2010년 현대증권 IPO담당 및 부장 ▲2010년 1월 하나대투증권 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