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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10년만의 벤처붐 불씨를 되살리겠다"

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장
22년만의 관료출신 "애로사항 건의, 규제완화에 역점"

등록 2011-03-03 오전 11:58:25

수정 2011-03-13 오전 10: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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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10년만에 찾아온 벤처붐인데 불을 지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종갑 신임 벤처캐피탈협회장이 오랜 고심끝에 회장직을 수락한 가장 큰 이유다. 더불어 앞으로의 2년여 임기동안 벤처캐피탈협회를 이끌어나갈 그의 각오가 담겨져 있기도 하다.

▲ 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장
2009년 그에게 처음으로 회장직 제의가 들어왔다. 하지만 그는 이미 네오플렉스의 대표이사이기도 했다. 현 업무와 협회 일을 병행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다. 여러번 거절했지만 결국 그는 회장직을 거둬들였다. 
 
지난 2월16일 이 회장이 공식 취임했다. 관료 출신은 22년만에 처음이다. 이 회장은 민간기업에 적을 두기까지 오랜시간 공직생활을 했다. 20회 행정고시 출신인 그는 공정거래위원회, 예산기획처, 금융실, 조달청을 거쳐 2004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 국장까지 역임했다. 민간기업 출신자들에 비해 폭넓은 네트워크는 그의 강점이다.

회원사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일까. 이 회장은 책임감으로 양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이 회장은 "관료출신인데다 다양한 부처를 경험했기 때문에 나를 지목한 것 같다"면서 "협회 회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주로 벤처캐피탈업계의 애로사항 등을 정부 부처에 건의하고 관련 규제를 풀어나가는 것 아니겠냐"면서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회장직을 맡으면서 확고한 목표를 세웠다. 2년의 임기동안 그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분명히 해둔 셈이다. 지난 16일 취임식 때 2년동안 신규벤처 투자를 3조원까지 늘리고, 500명의 벤처캐피탈리스트도 1000명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종갑 회장은 "PEF의 경우 대부분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데 반해 벤처투자는 고용창출로 직결된다"면서 "지난해 신규벤처투자가 1조원을 넘겼는데 대략 만명 정도 더 채용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0년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그가 풀어 나가야할 문제들이 여전히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는 "90년대의 벤처 붐은 준비되지 않은 것이었고 그래서 쉽사리 거품이 꺼졌다면, 이제는 준비된 벤처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비된 벤처붐`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가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정부의 관심이었다. 그는 말로만 벤처투자를 외쳐대는 정부의 행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정부는 모태펀드로 재작년 2000억원, 지난해에는 400억~500억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올해 예산은 제로"라면서 "다른 투자처에 비해서 벤처는 적은 자본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국내에서 벤처가 차지하는 투자 비중은 은행권 대출규모나 다른 여러 대체자산들에 비해서 현저하게 작다. 이마저도 개인들보다는 기관들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벤처투자가 여느 선진국들처럼 성숙하고 활성화되었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달리 말하면 여전히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물론 투자재원만 마련된다고 해서 벤처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대박에 대한 허황된 기대감도 문제겠지만 과거 90년대의 벤처거품은 투자자들이 벤처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남았다.

이종갑 회장은 벤처에 대한 막연한 불신도 해소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기본적으로 자본시장이 발달해야겠고 벤처캐피탈사도 건전하게 투자를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과거와 같은 묻지마 투자는 더 이상 없다"면서 "직접적인 지분 투자가 들어가다보니 엄격한 기준에 의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고, 일주일단위로 자금 사용을 확인하는 등 늘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철저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연기금과 같은 공공자금들이 투입되는 경우에는 지나치게 엄격한 감사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벤처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에게 회장직을 맡으면서 가슴 속에 새겨둔 것이 있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돈들이 캐피탈로 모이게 하는 것.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 일환으로 벤처캐피탈협회에서는 발전, 국제협력, 윤리, 자본시장 위원회 등 4개 분과위원회를 신설했다. 보다 윤리적인 자금운용을 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자본시장위원회에서는 IPO(기업공개) 이외에 벤처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고민해 볼 계획이다.

"이제 벤처수가 2만5000개, 운용사도 3000개가 넘는 등 90년대 있었던 벤처 붐이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라면서 "모처럼 불고 있는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겠냐"는 그의 말 속에서 제2의 벤처 붐을 기대해본다.  
 


하지나 기자

hj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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