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9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율문제를 놓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간 희비가 엇갈렸다.
윤 장관은 "고환율을 위한 인위적 개입은 없다"며 거듭 강조하며 정부 스탠스를 분명히 한 반면 김 총재는 `물가는 팽개치고 괜시리 환율까지 챙긴다`는 비아냥만 들어야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윤 장관은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과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질의한 당국의 환율정책에 대해 "인위적으로 고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런 개입은 단기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킬 순 있겠지만, 멀리보면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는 리스크가 크다는데 동의한다"고도 했다.
윤 장관은 "쏠림으로 환율이 급변동할 때 이를 완화하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제 펀더멘털과 시장 수급을 반영해 환율이 움직여야 한다는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시장 개입을 비판한 일본측에 대해서도 "당사자가 아니면서 다른 나라의 환율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국제적인 도덕율"이라며 우회적인 비판까지 가했다.
반면 김중수 총재는 환율 문제를 고려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대목으로 인해 체면을 구겼다.
전날(18일)에도 김 총재를 몰아세웠던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작심한듯 윤 장관에게 "한은 총재가 환율문제 등 경제전반을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해주니 얼마나 편하겠느냐"며 질문하며 우회적으로 김 총재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자리가 바뀌면 변화 관리를 해야 하는데 김 총재는 아직도 자신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환율 방어는 장관들에게 맡겨야 하며 한은 총재가 국가에 충성하는 것은 물가 안정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환율문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리를 동결했다고 하는데, 이런 불확실성은 365일 계속되며 단기간 내에 그치지도 않는다"며 "결국 물가정책은 환율과 별개로 가야 하는 것"이라며 훈수를 뒀다.
특히 이 의원은 "김 총재는 어제 하루 종일 얘기했으니 오늘은 윤 장관이 얘기해 달라"고 말해 김 총재에게 반론 기회마저 주지 않았다. 김 총재는 연이틀 씁쓸한 국감을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