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 김유정 기자] 이응백(
사진) 한국은행 전 외화자금국장이 스페인계 대형 은행인 BBVA(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의 한국 공공기관 및 아시아중앙은행 담당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BBVA은행은 내년초께 첫 한국 지점을 개설키로 하고, 한국 공공기관 및 아시아중앙은행 담당 대표로 이 전 국장을 영입키로 결정했다. BBVA은행은 산탄데르에 이어 한국에 사무소를 갖고있는 스페인계 대형은행으로, 현재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한국 지점 설립을 위한 승인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국장은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유럽계 대형은행에 합류한다는 점에 대해 매우 감사히 여기고 있다"며 "이제 한국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은행인데다 오랜기간 몸담았던 한국은행을 떠나 새로 시작하는 출발선에 선 만큼 책임감도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BBVA은행의 `공공기관 및 아시아중앙은행 담당`이라는 특수한 보직은 BBVA은행이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풍부한 외환보유액 운용을 염두에 두고 마련한 자리다. 아시아 중앙은행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이 부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각국 중앙은행들과 소통할만한 인재가 요구됐고, 이에 따라 이 국장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장은 1980년에 한국은행에 입행해 30년간을 한은에 몸담아오다 이번 처음으로 민간 금융시장에 발을 딛게 되는 것으로,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첫 민간부문 이직 사례다. 김 총재가 한은 출신의 유능한 인재들이 민간 부문에도 기여하길 원해왔던 만큼 이번 이 국장의 이직은 한은 내부 직원들에도 동기부여를 할 만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 국장은 BBVA은행 아태지역 헤드에게 보고하게 된다. 새로 설립될 BBVA은행 한국 지점장은 라몬 가스콘씨다. 이 국장은 오는 10월4일까지 한국은행에서의 근무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하고 10월8일부터 BBVA은행 한국 사무소(현재)로 출근해 지점 개설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BBVA은행은 도매영업(whole sale)과 자산운용(AM) 부문 아래 아시아지역중 한국 사무소를 현재 두고있다. 한국에 사무소를 둔 스페인계 은행으로는 산탄데르에 이어 BBVA가 두번째다. 현재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한국 지점 설립을 위한 승인 신청 절차를 밟고 있고, 내년초께 지점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국장은 새로 설립될 한국지점에서 글로벌 마켓과 기업금융(Corporate finance),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자산운용(Asset management) 등을 총괄하며, 아시아 중앙은행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BBVA는 최근 유럽계 은행들의 재정 위기 속에서도 건전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형 은행이다. BBVA의 자산규모는 2009년말 기준 6000억유로 수준으로 유럽계 은행 가운데서는 BNP파리바와 산탄데르에 이어 세번째로 큰 규모다.
BBVA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등 한국계 은행들의 인수합병(M&A)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계 은행 자본투자에도 관심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VA는 중국 시틱은행 지분도 15% 보유하는 등 아시아계 은행업에 지분투자를 통해 참여해오고 있다.
한편 이 국장은 경동고등학교(1971년)와 서울대학교(1979년), 일리노이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0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국제부 외환시장과장과 외화자금국 운용팀장, 런던사무소 운용데스크팀장 등을 거쳐 지난달까지 외화자금국장을 지내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큰 손`인 한국은행의 수백조원의 외화자산을 주물러온 IB 분야의 전문가다.
이 국장은 지난 2008년 투자운용실장을 지내던 당시에는 영국 `더 타임스`가 보도한 `한국이 외환위기의 검은 9월로 향하고 있다`는 기사에 대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한국 정부의 투자는 100% 선순위 채권이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안정적이며, 한국 정부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변제하기에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는 내용의 반박을 게재하는 등 한국금융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시각을 해외 전문가들에게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