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고 정몽헌 회장 유고 당시 현 회장의 계열 지분은 별 다른 게 없었다. 이후
현대상선(011200) 2.7% 등을 상속받고 장내 매수를 통해 계열 지분을 늘렸지만 2006년말만 해도 핵심계열 지분은 현대상선 1.5%, 현대엘리 3.9%,
현대증권(003450) 0.07% 정도였다. 최대주주로 있던 곳은 2005년 7월 설립된 시스템통합(SI)업체 현대유엔아이(68.2%) 뿐이었다.
현대로지엠(옛 현대택배)이 2006년 10월 328억원(410만주·8000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주주배정방식이었다. 이 증자가 현 회장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현대로지엠 주식이 단 한 주도 없던 현 회장이 현대상선(지분율 47.2%), 케이알앤씨(옛 정리금융공사·20.6%)에 이어 일약 3대주주로 급부상했다.
주주배정 방식이었지만 현 회장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실권주 때문이다. 2대주주 케이알앤씨가 증자에 불참, 증자주식의 43.3% 178만주의 대량실권이 발생하자 현대택배가 이사회를 열어 150만주를 현 회장에게 배정했다. 현 회장은 120억원을 들여 지분 12.3%를 확보하게 됐다.
현 회장의 실권주 인수는 현대그룹 일개 계열사의 대주주가 됐다는 의미로만 그치는 게 아니다. 현대로지엠은 증자가 있기 불과 3개월전인 2006년 7월 현대엘리가 보유중이던 자기주식 12.3%(88만주)를 658억원(주당 7만5200원)에 인수, 현 회장의 모친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에 이어 2대주주로 떠올랐다. 또한 현대엘리는 소유중이던 현대택배 지분 18.7%(151만주)를 205억원(주당 1만3580원)에 매각했다.
고 정몽헌 회장 유고 이후 오랜 기간 현대그룹 지배구조는 `현대엘리베이터-지주회사, 현대상선-중간 모회사`가 근간이었다. 현대엘리 지분이 전혀 없던 현대로지엠의 현대엘리 자기주식 인수는 지금의 현대그룹을 지탱하는 현대로지엠-현대엘리-현대상선-현대로지엠 순환출자구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몇 개월 뒤 현 회장의 실권주 인수는 이 같은 순환출자구조 위에 현 회장을 정점에 올려놓은 것이다.
이후 현 회장이 현대로지엠 지분 확보에 공을 들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현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로지엠 지분 4.6%(56만주)를 90억원(주당 1만5976원)에 추가로 인수, 보유지분을 17.2%로 확대했다. 현대로지엠의 최대주주 현대상선으로부터 사들였다. 같은 날 현 회장은 현대엘리 지분 1.8%(13만주)를 90억원에 현대로지엠에 매각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은 무자본(無資本) 지분거래를 통해 현대로지엠의 지분을 늘린 셈이다.
1월21일 현재 현대로지엠 최대주주 현대상선(32.7%) 및 특수관계인(81.7%) 중에 2대주주에는 현대유엔아이(U&I)가 올라있다. 25.4%를 보유중이다. 2009년 6월 정리금융공사가 보유중이던 현대로지엠 지분을 현대증권과 함께 각각 15.6%(190만주), 5.0%(61만주)씩 총 185억원(주당 7365원)에 사들였다. 또한 2009년 12월에 가서는 현대상선의 현대로지엠 9.8%(120만주)를 115억원(주당 9575원)에 인수했다. 현 회장이 4년전 현대로지엠의 실권주를 디딤돌 삼아 자신과 현대U&I의 현대로지엠 지분을 통해 보다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관련기사 ◀☞[마켓in][재벌총수와 실권주 함수]①그 맛을 느끼는 오너들☞현대측 민병훈 변호사 "재판부, 우선협상자 의미 잘 아실 것"☞`거물급 변호사` 보강한 현대그룹..MOU판결 뒤집기 공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