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물가 4% 찍었는데`..한은이 보고 있는 건?
농산물값 고비 넘겨.."물가 차츰 안정" 한숨
기대인플레 꿈틀 `우려`..내년 1Q 본격상승 예상
등록 2010-11-01 오전 9:48:00
수정 2010-11-01 오전 9:48: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채소류 가격 급등으로 치솟던 소비자물가가 마침내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플레 파이터`인 한국은행은 4%대 물가에 긴장하면서도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일단 한 고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대 인플레 상승과 수요압력으로 내년 1분기부터 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책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 "4%대 물가는 일시적..차츰 안정될듯"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중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1% 상승,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일단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채소류 가격 상승세가 쉽지 꺾이지 않을 듯해서 10월 물가가 최소한 9월 이상은 될 것으로 봤었고 지난달 중순쯤 점검에서는 4%대 상승률이 예상됐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배추류 등 채소값이 10월 초순까지 오른 점이 물가 급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농산품 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가격 변동폭이 심한 품목은 평균을 내서 계산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미 예상했었고 4%대 물가 자체가 일시적 교란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물가 상승기조가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일단 지난달 말 채소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11월에는 물가가 10월보다는 안정돼 3% 초중반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도 "9월말부터 10월초를 고비로 채소류 가격이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여 냉해 등 다른 타격만 없다면 가격이 차츰 안정될 것"이라며 "일부 외식요금이나 포장김치 등 고급제품으로 전이될 수도 있지만 석유보다는 파급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문제는 기대인플레..내년 1Q부턴 본격상승"
그러나 정작 한은이 고민하는 대목은 다른 부분이다. 채소값 상승으로 일반적인 기대인플레가 커지고 있다는 점과 이와 별개로 서서히 수요에 따른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의 기대인플레는 올들어 계속 3% 또는 3%대 초반을 기록하다 지난달에는 3.4%까지 뛰었다.
한은 관계자도 "기대인플레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기대인플레가 오르면 최근 물가 교란요인과 관계없이 제품 가격까지 뛰는 등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 하나 연말을 기점으로 수요압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보면 2~3월에 기업들의 가격 조정이 집중되면서 연중 가격 상승분의 절반 정도가 이 시기에 나타난다"며 "수요 증가에 따른 공업, 서비스 제품가격 상승으로 1분기에 본격적인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점쳤다.
결국 이를 종합하면 지금까지의 일시적인 물가 급등에 일일이 대응하진 않겠지만, 이제 본격적인 인플레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에 따른 정책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플레에 대응한 한은의 대응이 주목된다. 당장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인상하지 않더라도 인플레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가 가장 관심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