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코오롱그룹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주목받고 있다. 코오롱건설의 1000억원 BW 발행 추진이 다시금 이를 연상케 한다.
한마디로 BW를 자금조달 본연의 기능 외에 지배구조 강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심에는 BW를 통해 경영권 안정 및 재산증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오너 이웅열(
사진)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 이웅열 회장, 분할전 코오롱 BW 워런트 상당량 인수
코오롱(002020)(2009년 12월말 기업분할 이전)은 지난 1999년 6월 300억원(121회), 2009년 2월 1000억원(195회) 등 총 1300억원의 BW를 발행했다.
BW는 모두 분리형으로 121회 채무는 상환됐고, 195회 미상환 사채가액 등은 분할신설 회사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로 이전됐다.
흥미로운 것은 신주인수권(워런트)의 향방이다. 코오롱그룹 오너 이웅열 회장이 발행 직후 상당량을 인수해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코오롱 분할전 121회 워런트 178만1250주, 195회 63만8056주 등 총 241만9309주를 소유했다. 기업분할로 워런트 또한 코오롱 67만7406주, 코오롱인더 174만1902주로 분할(28대 72)됐다.
◇ 코오롱 워런트 단순평가차익 119억원, 코오롱인더 957억원
이 회장은 지주회사 코오롱 지분 44.05%(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코오롱 워런트가 발행주식의 5.8%이다. 지배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코오롱인더 워런트는 발행주식의 10.1%나 된다.
게다가 워런트 행사를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도 기대되고 있다. 워런트 행사가는 121회가 양사 각각 1만6000원, 195회는 2만4200원, 2만6800원이다. 반면 양 계열 주가는 9일 현재 3만5750원, 7만3800원이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사업부문 분할 설립 후 주가가 상승흐름을 보이면서 195회차 워런트 행사가는 시가하락에 따른 가격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행사가와 주가의 단순차액으로 BW가 이 회장에게 1076억원(코오롱 119억원, 코오롱인더 957억원)의 평가차익을 안겨주고 있다. 지배기반 강화는 물론 든든한 재산증식의 수단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코오롱, 코오롱건설 BW 워런트 인수 가능성
코오롱건설(003070)은 오는 17일 일반공모 방식으로 128회차 BW 1000억원 발행을 추진중이다. 만기는 3년으로 표면·만기이자율을 각각 4.0%, 7.4%이다. 2년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다.
코오롱건설 BW 공모에 지주회사 코오롱의 참여가 예상된다. 워런트 행사가는 5000원(액면가)이다. 행사가능기간(10월17일~2013년 8월17일)내 워런트가 전액 행사된다면 신주 2000만주가 추가로 발행된다.
반면 현재 코오롱의 코오롱건설 지분은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상장사의 경우 20%)를 갓 넘긴 20.8% 수준이다. 만일 워런트 전량 행사 때는 11.0%로 급격히 낮아진다. 지분 요건은 물론이고 경영권 자체가 위험해 질 수 있다.
코오롱이 이번 코오롱건설 BW 공모에 참여해 일정금액을 인수하거나, 워런트만을 추가로 사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코오롱건설 관계자도 "코오롱이 이번 BW 공모에 참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은 금액이나 방식에 있어 지주회사의 공식적인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