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기관투자가들이 블라인드 펀드 출자를 통해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잡기에 나섰다. 까다로운 검증과정을 통해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는 만큼 평판과 실력이 인증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기관투자가들은 국민연금 사모투자자 선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줄줄이 출자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국내 블라인드 펀드에 최대 12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로 나눠서 투자할 예정이며 투자액은 각각 900억원, 300억원 내외다. 위탁사는 3개사씩 총 6개사를 뽑기로 했다.
특히나 군인공제회는 지난 21일 기준 펀드 결성 예정 총액의 30% 이상을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를 확약받은 운용사에 한해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는 5년 내 군인공제회에 수익 기여도가 있으면 된다.
펀드 최소 결성 규모는 PEF 1500억원, VC 500억원 이상이다. 펀드는 군인공제회 위탁사 선정 통보일 기준 6개월 이내에 펀드 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앵커(핵심) 출자자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며 “국민연금 외 KDB산업은행 등 다른 기관들과 매칭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인 판단에 따라 출자에 나서는 것도 있지만 국민연금 선정 운용사를 살피기 위함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연기금들이 선정한 블라인드 펀드 출자사들은 대부분 국민연금이 선정한 위탁사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에 1조15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사모투자 위탁사로 라지캡(인수합병 및 경영권 지분 인수) 부문 2곳, 벤처 부문 2곳 , 부실채권(NPL) 부문 1곳 등 총 5개 기관을 뽑았다.
라지캡 펀드(8000억원 이내) 운용사로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벤처 펀드(1200억원 이내) 운용사로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KTB네트워크가, NPL 펀드(2000억원 이내) 운용사로는 파인트리자산운용이 각각 최종 선정됐다.
이후 선정된 위탁사를 보면 사학연금이 이달 초에 총 2000억원 규모의 국내 블라인드펀드 위탁사에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를 뽑았고, 이달 중순에 우정사업본부는 최대 2000억원 규모의 NPL 블라인드 펀드 우선협상 대상자로 유진자산운용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최종 선정했다.
노란우산공제 또한 최근 1000억원 규모 VC 출자에 KTB네트워크를 비롯한 총 10곳의 운용사를 선정했다. 노란우산공제는 최근 1년 내 국민연금을 비롯해 한국벤처투자, KDB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출자가 확약된 경우를 신청자격으로 내세웠다.
현재는 군인공제회 외 행정공제회가 최대 1200억원 규모의 국내 블라인드 펀드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3개 운용사 내로 선정할 방침이면 이르면 이달 안에 결정이 난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이 국민연금이 뽑았던 인증된 위탁사를 중심으로 자금을 출자하려 하기 때문에 PEF나 VC들이 큰 기관 자금 출자에 사활을 거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