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영국의 브렉시트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영국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당초 우려와 달리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서 영국의 명성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 덕분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이하 경공)는 영국 런던 금융 중심가에 위치한 ‘70마크레인’ 빌딩에 3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여기에 일부 보험사와 상호금융권도 합류하면서 약 1285억원에 달하는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증권)의 총액인수(기관 판매 전 인수) 물량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 금융 시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미국 달러 대비 파운드 환율 매력도 있어 지금이 투자에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7월 국민연금이 영국 런던 골드만삭스 빌딩을 2조원에 사들인 이후 4건이 시장에 나왔다. 이들 중 가장 먼저 기관 판매 완료된 물건은 한투 증권이 인수한 70마크레인 빌딩(약 3000억원)이다. 이 빌딩은 런던 재보험 금융의 핵심가에 위치한 데다 우량 보험사 3곳이 11년 장기 임차를 해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런던 시티 지역에서도 금융사들이 몰려 있는 중심가에 입주하고 있다”며 “우량 임차인의 잔여 임대기간이 10년 이상 남아 공실 리스크가 낮은 코어(안전) 자산”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총액인수한 영국 ‘캐논 브리지’는 NH금융지주 계열 자금이 일부 투입되면서 800억원 중 500억원이 셀다운 돼 소진율이 높은 편이다. 이 빌딩은 기차역 위에 있는 독특한 건물 모양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가 단독으로 인수한 ‘올드벨리(1150억원)는 퇴직연금 투자용도로 활용됐다.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셀다운 중인 삼성SRA자산운용은 올 초 인수한 ‘200 앨더스게이트(약 5000억원)’는 미국 덴버 빌딩 인수가 마무리 되면 본격 셀다운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장에 영국 물량이 넘쳐지나면서 아예 인근 아일랜드로 눈을 돌리는 기관도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아일랜드 물건 3건을 잇달아 투자하며 인수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 사태 이후 영국 부동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면서 유럽 내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며 “최근에서야 가격이 오르며 정상 가격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