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780조원이 넘는 자산을 굴리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기금이 사상 처음으로 내년도 자산운용 목표를 확정하지 못한 채 한 해를 마무리한다. 잠정 목표는 의결했지만, 벤치마크(BM) 변경을 반영해 목표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과 기금이 적극적 역할을 하도록 목표를 높게 잡아야 한다는 의견 등이 모두 나오면서 내년에 재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사진=국민연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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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없는 항해는 안 된다”…올해 수준 잠정 의결19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지난 16일 2020년 제10차 회의를 열고 ‘2021년 목표 초과수익률안’을 논의한 끝에 내년도 목표 초과수익률을 올해와 같은 0.22%포인트로 잠정 의결했다. 목표 초과수익률이란 BM 대비 달성해야 하는 초과수익 목표치로 지난 9월 말 기금 규모를 적용하면 초과수익은 1조7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기금위는 내년 회의에서 목표 초과수익률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기금위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잠정적인 결론은 냈지만 내년 기금위에서 재논의하는 것을 조건으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목표 초과수익률을 올해보다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오히려 올려야 한다는 의견 등이 모두 제기됐다. 다만 구체적인 수준을 정하지 않고 내년 기금운용에 나서는 것이 일종의 ‘목표 없는 항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그 가운데 다수의견이었던 올해 수준으로 잠정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 | (사진=국민연금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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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수정 반영해 하향 vs 적극적 역할 위해 상향일부 위원들은 해외주식 BM 지수가 배당세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수정되면 올해와 같은 수준의 목표 초과수익률을 유지하더라도 실제로 이를 달성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만큼 목표치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10차 기금위에서 해외주식 BM에 국가별로 맞춤화된 배당세율을 반영하는 내용의 기금운용지침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연금은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이중과세방지협정이나 투자대상 국가에서 인정받는 법적 지위 등에 따라 배당 소득세를 일부 감면받고 있었지만 BM에 이런 점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국민연금이 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이 부풀려진다는 지적이 국정감사 등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배당세 감면이 목표 초과수익률 6bp(1bp=0.01%포인트) 정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최근 해외주식 비중이 느는 추세를 고려하면 최대 10bp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감안해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목표 초과수익률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낸 위원들은 국민연금이 내년도 목표를 높게 잡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기금위는 다수 의견이었던 올해 목표 초과수익률로 잠정 의결하되 내년도 첫 기금위에서 이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