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다음달 전주 이전을 앞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조직 와해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해외 투자 주요 인력 이탈에 이어 국내 투자팀 핵심 인재들의 줄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신규채용 속도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국내 투자파트 1개팀의 4명이 줄줄이 사표를 냈다. 이들은 한창 일을 많이 하는 실무자(주니어)급으로 지난해 책임자 간부(시니어)급들과는 다르다. 국내 투자의 실무를 담당했던 이들은 삼성생명, 삼성증권, 매쿼리인프라, 이지스자산운용 등으로 각각 이직했다.
지난해 핵심 간부들이 대부분 이탈했던 해외 투자파트에서도 실무자급의 추가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총 인력은 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220명의 인력 중 20%에 달하는 인력들이 연금을 떠난 셈이다.
문제는 신규 채용조차 순조롭지 않다는 점이다. 연금은 당초 30명 이상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이에 지난 10월 경력직 모집 공고를 내고 올초 신규 인력 채용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30명을 채우지 못하고 17명만을 선발했다. 업계에서 지원 인력은 몰렸지만 정작 연금 측이 원하는 경력을 소유한 지원자들이 없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변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경력에 지원한 이들의 면면을 보면 업계 핵심 인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전주로 내려가는 문제와 삼성합병 연루 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 계획을 짜지 못하고 있는 연금은 여전히 사업 계획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2월 중순 2차 압수수색을 당하자 모두 취소됐던 투자 심의위원회도 이르면 다음주께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본부의 공식 전주 이전 일정은 2월 25일지만 각 실별로 17일부터 이전이 시작되는 곳도 있다. 캠코 등 지방이전 공기업들은 대부분 소규모 서울 지부를 운용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모든 인력이 전주로 이전하게 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주 이전 이후 추가적인 인력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기능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