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국내에 경영난을 겪는 회원제 골프장이 급증하면서 일본식 대형 프랜차이즈로의 전환이 해법으로 대두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이 나서 부실 골프장을 대거 인수한 뒤 통합 운영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日 대형 체인화로 경영효율 제고...골드만삭스 등 거대자본 투자 | | 자료 : Gyokai-sear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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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골프장 산업은 아코디아와 PGM이라는 양대 산맥으로 재편됐다. 양사가 보유하거나 위탁 운영 중인 골프장은 각각 136개와 132개로 일본 전체 골프장 수의 11% 수준이지만 매출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그만큼 다른 골프장의 경영 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설립과 성장과정도 판박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사들인 골프장 수가 30개를 넘자 지난 2006년 아코디아라는 브랜드로 통합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PGM은 론스타 자본이 투입된 기업이다. 론스타 역시 PGM을 통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부실 골프장으로 매입해왔다. PGM과 아코디아는 각각 2005년과 2006년 도쿄거래소에 상장했다. 최근 두 기업은 한 지붕 두 가족이 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와 론스타가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헤이와(HEIWA)라는 일본 카지노그룹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아코디아와 PGM의 성공 비결은 단순하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고 골프장 회원권 가격에 낀 거품이 빠지면서 위기에 처한 골프장을 대형 체인으로 묶어 경영 효율성을 높인 게 주효했다. 전산 통합과 마일리지 공유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도 활용됐다. 무엇보다 골드만삭스와 론스타 등 거대 자본이 뛰어든 덕에 수 십개의 골프장 매입이 가능했다.
20~30개 골프장 묶어 브랜드화 승산...적극적 대응 필요일본의 골프장 산업이 대형 체인화로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20개 이상의 골프장이 회생절차에 돌입하고 자본잠식 상태인 골프장이 74개에 달하는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골프장 프랜차이즈화의 첫 단계는 회원제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여건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골프장 회원권을 투자 대상으로 여기지만 일본은 거품이 빠지면서 좋은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권리 정도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며 “10억~15억원까지 올랐던 회원권 가격이 7억~8억원으로 떨어져도 조금은 회복되겠지 하는 마음에 붙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아코디아나 PGM은 골프장에 투입된 은행 자금을 상환한 뒤 퍼블릭으로 전환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다”며 “한국도 20~30개씩 묶어 브랜드를 만든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물론 대형화가 능사는 아니다. 아코디아와 PGM의 행보도 점차 갈리는 모습이다. PGM은 골프장 한 곳당 인력을 20여명으로 줄이고 캐디가 없는 염가 골프장을 운영하는 식으로 수익성을 유지했다. 프리미엄 이미지는 버리는 대신 많은 수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실리를 택한 셈이다. 변화에 다소 뒤쳐졌던 아코디아는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왔다. 지난 7월에는 국내 PEF인 MBK파트너스가 16억달러(1조8000억원) 규모의 아코디아 인수를 추진해 이목이 집중됐지만 한 달 만에 포기를 선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