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은 흔히 `미래에셋캐피탈법`으로 불린다. 핵심내용인 대주주와의 거래제한 영향을 받는 여신전문금융사가 미래에셋캐피탈 한 곳 뿐이기 때문이다. 바뀐 법은 자기자본의 150%를 초과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미래에셋, 초과지분 매각 대신 자본확충미래에셋캐피탈은 작년 9월말 기준 자기자본(5900억원)대비 계열사 주식 장부가격(8550억원) 비중이 144%였지만, 작년말 미래에셋증권 유상증자에 3300억원을 투입하면서 단숨에 200%에 도달했다. 올 6월까지 미래에셋생명이 발행한 3000억원대 전환우선주를 사들여야 하는 의무도 있다. 결국 150%를 초과하는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데 유예기간은 2년이며 재연장 조건은 없다.
미래에셋측은 초과지분을 매각하는 대신 자기자본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자기자본 150%를 맞추기 위해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을 제외하고도 3000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투자 여유자금을 이용해 캐피탈 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과지분을 매각하든 자기자본을 늘리든 150%를 맞추면 이론적으론 법 위반이 아니지만 미래에셋그룹이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선 대신 또다시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그룹은 박 회장 일가의 지배력을 보완하기 위한 계열사간 출자구도가 얽혀 있는데 미래에셋운용이 캐피탈 증자에 참여하면 이러한 출자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전법 개정안의 취지는 대주주와의 거래제한을 통해 금융회사의 경영 건전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지분 매각이나 자본 확충이 결과는 같지만 대주주와 관련한 계열사 지분을 과도하게 취득·보유하면 이해상충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주사 역할만 치중…적정성 논란 지속애초 금융위가 마련한 여전법 초안은 주식취득 한도를 자기자본 100%이내로 제한(처분기간 5년)했다. 이 조항대로라면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자 참여 이전부터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도 3000억원치 매각하거나 그 만큼의 자본을 늘려야 했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기존 보유주식까지 일시에 처분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최종안에선 완화됐다. 이은정 경제개혁연대 실행위원(공인회계사)은 “미래에셋캐피탈이 주식취득 한도 규제를 피해 가더라도 비정상적 소유구조를 해소하지 못하면 사회적 비난이 고조되면서 여전법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여전법이 규정한 고유업무 대신 계열 지배구조 역할에 주력하고 있는 것에 대한 적정성 문제도 끊이질 않을 전망이다. 여전법에 따라 미래에셋캐피탈은 신기술사업자에 투자하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 본래 업무지만 실제론 지분구조상 박 회장과 미래에셋증권·생명 등 계열사를 연결시키는 가교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총자산 중 여신전문업과 무관한 계열사 주식이 70% 이상이고 여전업에 해당하는 자산 비중은 2% 남짓이다.
당국은 지난해 현장검사를 통해 이 점을 지적, 신기술사업자 투자 등 고유업무 비중을 늘리라며 경영유의 제재를 내렸다. 그러나 미래에셋은 해당 제재를 받은 지 한 달여 만에 여전업과 관련없는 자회사 지분(미래에셋증권)을 추가 취득하며 계열사 주식비중을 더 늘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이러한 행위는 경영유의 제재나 여전법 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래에셋운용 증자로 캐피탈이 여전법 주식취득 제한을 해소하더라도 고유업무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래에셋캐피탈은 본연의 등록업무(신기술금융사업자)와는 동떨어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지주회사 규제는 피하기 위해 결산기마다 단기자산을 늘려야하는 악순환을 당분간 끊어낼 수 없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