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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코로나에 원화약세 전망…연기금 줄줄이 환헤지 0%

원·달러 환율 상승 고려…연기금 환 정책 변경
국민연금 따라 공무원·사학 환 노출로
공제회도 환 정책 개선…헤지 기조는 유지
작년 헤지 비용 130bp…“액티브 운용 어려워”

등록 2020-03-03 오전 7:30:00

수정 2020-03-03 오전 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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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올해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자 공적 연기금들이 환 정책 변경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으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 등 금융시장 상황과 운용 여건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공적 연기금 환 노출로 정책 변경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공적 연기금들이 올해 환 정책을 환 노출 기조로 변경했다. 작년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해외대체, 해외채권 등 해외투자 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0%로 잡자 다른 연기금도 줄줄이 따르는 추세다.

환 헤지는 미래 환율을 고정시켜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인데 이를 0%로 맞췄다는 것은 환 변동 리스크를 모두 감수한다는 의미다. 사학연금도 채권에 대해서는 100% 헤지했으나 올해부터는 해외주식과 대체투자(부분헤지 가능)를 비롯해 채권까지 환 노출로 변경했다.

공무원연금은 해외주식(비헤지) 및 채권(헤지)은 기존 환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고 대체투자 부문을 개선했다. 기존에 대체투자는 헤지를 기본 원칙으로 했으나 사모펀드(PEF), 미국·유럽 부동산 등의 경우 환 노출로 정책을 재정립했다.

한 연기금 CIO는 “해외투자 자산 비중이 확대되면서 환 정책 또한 개선하고 있다”며 “특히 외환 변동성이 해외채권 자산 변동성보다 커 기존에는 환 헤지 기조를 유지했으나 이제는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고려하면 환을 열어두는 게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현재 해외주식(22.6%) 비중이 국내주식(18.0%) 비중을 넘어섰고 대체투자 또한 11.4%에 달한다. 이에 작년 수익률만 봐도 환 효과 등에 힘입어 연간 운용수익률 11.3%(잠정)를 기록,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해외주식 성과가 30%를 넘는다.

연기금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환율변동 효과만 5% 이상”이라며 “환율 추세를 고려해 환 노출을 늘리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공제회도 환 정책 개선…“환 노출은 무리”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공제회들은 환 정책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기존 환 헤지 전략은 일정부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공제회는 매년 회원들에게 수익 배분(요구 수익률, 3% 수준)을 해야 하므로 절대 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중앙회(노란우산공제)는 환 헤지 정책 개선을 위해 연구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기중앙회는 현재 지침상 채권은 100%, 주식은 80% 헤지한다. 비율은 20% 안팎으로 조정할 수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해외투자와 환 헤지 비용 증가에 따라 환 헤지 정책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최적의 환 헤지 정책을 도출해 제반 규정과 조직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공적 연기금과 같이 헤지 비율을 0%로 맞추는 것은 힘들다는 판단이다. 한 연기금 CIO는 “공제회는 기준 수익률(벤치마크, BM)을 잣대로 하는 공적 연기금과는 다르다”며 “매년 외화환산 손익을 따져서 회원들에게 금리를 돌려줘야 하므로 환을 열어 두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도 해외주식은 환을 노출했으나 채권은 환 헤지를 기본 전략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전체 자산에 대해서 100% 환 헤지를 걸어놨고 행정공제회는 환 헤지를 기본 원칙으로 하되 매년 결산을 통해 손익을 따져 비율을 조정한다.

한 연기금 CIO는 “코로나19 탓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으나 애초 달러 약세 전망도 컸다”며 “금리 등을 따졌을 때 여전히 달러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로 1200원 아래로 떨어져 단기적으로 저점을 1170원 선까지 보고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중기중앙회를 비롯해 행정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도 환 정책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만 환 헤지 재량의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바꾸려 한다”고 전했다.

비용 탓에 액티브한 환 운용은 어려워

수익률 제고 관점에 외환익스포저(위험노출금액)를 액티브하게 운용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헤지 비용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경우 환율 변동 시 수익률 방어를 위해 외환 익스포저에 대한 관리 방안(±5%범위 내에서 외환 익스포저 규모 조정)을 마련해 놨다.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분기별 일평잔 미화 6억달러 한도 내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외 대부분 연기금은 패시브한 성격으로 외환익스포저를 열어놓았고, 일부 연기금은 외환익스포저 자체가 없는 곳도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헤지를 통해 받아줄 대상을 찾기도 힘들고 비용이 크다”며 “작년의 경우 최대 130bp(1bp=0.01%포인트)까지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헤지 비용은 통상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 반영 비율이 크며 100bp 수준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연기금 CIO는 “공제회는 외화 자산도 적은 데다 요구 수익률을 매년 맞춰야 하므로 구조적으로 힘들다”고 전했다.

박정수 기자

pp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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