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올해 기관투자가들의 운용성과를 대체투자가 판가름내고 있다. 기관들이 주식시장 조정 탓에 줄줄이 주식부문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나 주요 공제회들은 대체투자 호조로 5%대 성과를 내는 등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에 반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연기금들은 1%대 성과도 내지 못한 채 죽을 쑤고 있다.
대체투자 효과 톡톡…공제회 수익률 ‘방긋’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교직원공제회 주식운용 수익률은 -5.53%로 집계됐다. 직접투자가 -7.0%, 위탁운용이 -4.6%로 전반적으로 주식 성과가 좋지 못하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아서다. 코스피 추이만 봐도 6월에 2420선에서 2320선으로 4%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교직원공제회는 대체투자에서 해외 금융자산이 16.5%, 해외 실물투자가 10.1%로 높은 성과를 내면서 전체적인 투자자산 수익률은 5.3%를 기록했다. 국내 대체투자에서도 금융과 실물이 각각 7%대 수익률로 전체 자산의 성과를 이끌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안정적 현금흐름이 확보된 투자 건에 전략적 투자가(SI)와 공동투자, 인수금융 펀드를 활용한 선순위 론(loan) 투자 등을 통해 국내 기업금융 투자를 확대했다. 해외 실물 대체투자부문에서는 유럽 부동산 펀드, 베트남 리테일 투자건 등 기투자건의 원활한 분배금 수취와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익을 실현했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담보대출(선순위·메자닌) 등 안전성 위주의 투자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변동금리 대출채권의 투자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검증된 사모펀드 운용사와 우량 투자 건의 지속 발굴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전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운용 성과를 보면 주식에서 -22.8%나 손실을 봤다. 하지만 대체투자에서 부동산이 7.2%, 기업투자가 10.8%, 인프라 4.4% 등 양호한 성과를 내면서 전체 자산운용 성과는 2.92%를 기록 중이다. 과기공이 투자한 기업투자를 보면 ‘SEMA인터베스트 바이오헬스케어전문투자조합’, ‘의료기기 제조업체 인더스마트’ 등 바이오가 많다.
공적 연기금 국내 주식이 발목…1%도 채 안 돼공제회 분위기와는 다르게 공적 연기금들은 죽을 쑤고 있다.
국민연금만 봐도 국내 주식의 부진에 발목이 잡혀 지난 6월 말 기준 운용자산 수익률이 0.90%다. 5월까지 0.49%로 4월(0.89%) 대비 반 토막 났던 성과가 한 달 새 오름세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여전히 1%를 못 미친다. 이는 국내주식 운용수익률이 지난 5월 -1.18%에서 -5.3%로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나 국민연금은 대형주 비중이 높은 탓에 코스피 대비로도 1%포인트 이상 밑돌고 있다. 또 공제회와는 다르게 대체투자 부문에서 4%대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 큰 폭의 수익률 개선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연기금 CIO는 “대형주 중심인 국민연금의 구조적인 문제로 시장대비 더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연기금과 비교했을 때 국민연금은 하락장에서 나름 선방한 수준이다. 공무원연금의 수익률을 보면 6월 말 기준 투자자산 전체 수익률이 0.4%에 불과하다. 국내 주식부문에서 -5%대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7월에도 보면 해외 주식 등의 호조에도 국내 주식에서 -7%대 손실을 기록하면서 전체 수익률이 0.5% 수준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공적 연기금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안전판 역할도 함께 하기 때문에 다양한 매매전략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