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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MBK파트너스의 칠전팔기

등록 2016-08-11 오전 7:01:00

수정 2016-08-11 오전 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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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지난 6월27일 저녁 강남.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 딜라이브 경영진은 오래된 칼국수집에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 이들은 밤 늦게까지 그간 털어놓지 못한 얘기뿐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 어렴풋이 확인한 소주병은 1인당 3병씩 마셨을 정도로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날은 수도권 최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딜라이브(옛 씨앤앰)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이 최종 마무리된 시점이었다. 지난 2012년에 이은 두번째 차환이다. 이날 저녁은 나름 뜻깊은 인수금융 만기 연장 성공을 자축한 자리였던 셈이다.

대체로 대규모 인수금융 만기연장에 성공할 경우 호텔 연회장에서 ‘인수금융 만기연장 성공’이라는 플래카드를 붙이고 관계 기관장들이 참석해 와인잔을 기울이는 행사를 벌이곤 한다. 만기연장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이벤트를 준비하지 못한 MBK파트너스로선 딜라이브 경영진에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2조2000억원 딜라이브 인수금융 만기연장은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국민연금 등 21개 대주단은 딜라이브의 재무구조 악화로 한도 확대는 물론 만기 연장에도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 MBK파트너스가 추진했던 매각은 연이어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이런 가운데 대출 만기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설까지 불거지자 궁지에 몰렸다. 대주단내 의견이 엇갈렸지만 결국 디폴트에 따른 원금손실이 불가피한 채권단과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주주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만기연장에 최종 합의했다. 디폴트 임박 직전에 극적으로 만기 연장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선임된 전용주 대표이사의 아이디어로 간판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신의 한 수`라는 박수가 쏟아졌다. 새 출발 하자는 의미에서 바꾼 딜라이브가 어감상 회생(Alive)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기 때문.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불허 결정에 앞서 인수금융 만기연장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기에 충분했다.

MBK파트너스에게 이번 딜라이브의 인수금융 만기연장 성공은 많은 것을 남겼다. MBK파트너스는 대주단의 뜻에 따라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대신 MBK파트너스가 영입한 현 전용주 대표와 함께 채권단 대표인 황인산 사내이사겸 상임이사(KEB하나은행 부행장)가 딜라이브를 이끌게 됐다. 황 이사는 앞으로 유선방송가입자의 회원수를 증가시키는 마케팅위원회와 투자위원회 등에 참석해 기업가치를 정상화하는데 힘을 쏟게 된다.

MBK파트너스 역시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딜라이브가 최근 출시한 넷플릭스 OTT(Over the Top,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 셋톱박스인 ‘딜라이브 플러스’에 대해 입소문을 내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한 관계회사 임직원들과 지인들에게도 셋톱박스의 장점을 설파하는 동시에 적극적 구매를 권유하고도 있다는 후문이다.

디폴트 위기를 넘긴데 이어 새로운 무기(딜라이브 플러스)를 장착한 딜라이브의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매각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IPTV(SK텔레콤 등)와 케이블(CJ헬로비전) 사업자간 기업결합이 어려워지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케이블사와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2018년 6월말이면 그간 규제했던 합산규제가 풀리면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T 마케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고사위기에 직면하게 될 케이블업계가 CJ헬로비전, 딜라이브 등과 같은 대형사와 합종연횡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합산규제=
현재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과 방송법에 따라 IPTV, 케이블TV(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는 해당 사업자와 특수관계 사업자를 합산한 가입자 수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 올 3월말 기준 KT의 가입자 수는 884만명(전체 점유율 30.2%)이며 2위인 CJ헬로비전은 415만명(14.2%) 등으로 추산된다.

김영수 기자

kys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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