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보광그룹 핵심 자회사인 (주)보광에 빌려준 돈 1359억원을 출자전환해 76%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의 형제들도 출자전환에 참여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앙미디어네트워크와 주요 주주들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보광 지분구조 재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지난 1월 경영난에 시달리는 보광에 1333억원을 지원했다. 만기는 1년이었다. 보광은 평창 휘닉스파크와 제주 휘닉스아일랜드를 보유한 레저전문기업이다. 보광의 모회사인 보광그룹은 돈을 빌릴 때부터 경영권을 중앙미디어네트워크에 넘길 계획이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강원도 평창에 리조트 관련 투자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중앙리조트투자를 신규 설립했다. 보광 경영권 인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 중앙리조트투자는 원금 1333억원과 이자 26억원 등 1359억원에 상당하는 채권을 보광 보통주 주식으로 대신 받았다. 주당 5000원에 2719만2649주를 취득해 지분율 76.67%의 최대주주가 됐다.
홍석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은 홍석규 회장의 맏형이다. 보광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광을 떠안은 것이다. 보광은 지난 2014년 118억원의 당기순손실(연결기준)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손실 규모가 662억원으로 확대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홍석현 회장과 형제들은 우애가 깊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보광 경영권을 주고 받은 것도 외부 자금을 수혈하는 대신 집안에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출자전환에는 오너 일가도 대거 참여했다. 삼남인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은 채무 5억8000만원 대신 보광 주식 11만6000주를 추가로 받아 지분율이 4.16%로 높아졌다. 홍석규 회장 스스로도 121억9500만원의 채무를 출자전환해 243만9012주를 취득했다. 지분율은 11.51% 수준이다. 홍석규 회장의 여동생인 홍라영 리움미술관 총괄부관장은 우선주 증자에 566억원을 투자해 1132만주를 취득했다.
앞서 차남인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은 올해 초 보광그룹의 또다른 자회사인 보광이천을 인수한 바 있다. 보광이천은 골프장 휘닉스스프링스CC를 소유하고 있지만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해 자본잠식 상태였다. 편의점 사업이 주력인 BGF리테일이 골프장을 사들인 데 대해서도 홍석조 회장이 동생을 돕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