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팬오션(028670)이 하림그룹에 편입된 지 1년 만에 기존 채권단 보유 지분을 모두 털어냈다. 해운업 침체에도 실적이 견조한데다 그룹 지주회사이자 최대주주인 제일홀딩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등 호재도 잇따라 팬오션 기업가치가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채권단이 보유 중이던 주식 2800만주가 전량 매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 2200만주와 우리·하나은행 600만주 등으로 지분율 5%를 조금 웃도는 규모다. 지난 9일 50만400주가 마지막 매도 물량이었다.
산은은 지난해 9월15일부터 팬오션 주식을 팔기 시작해 정확히 1년 만에 매각작업을 완료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3년 전 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출자전환을 통해 기존 채무를 주식으로 바꿨는데 이 물량을 모두 소진한 것”이라며 “산은과 하나은행은 전량 매도했고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추가 출자전환으로 받은 65만주 정도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팬오션은 채권단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고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오버행(대량 대기물량) 이슈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현재 3000원대 중반인 주가도 지난해 7월 하림그룹으로 편입된 직후인 4700~4900원선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대표 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정도로 해운업 불황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팬오션은 2014년 1분기부터 10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벌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398억원, 2분기에는 412억원으로 더 늘었다. 수익성이 악화일로인 컨테이너선 대신 수요가 꾸준한 벌크선을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크선 가동률은 99.3%에 달한다. 지난 7일에는 향후 20년간 브라질산 철광석을 아시아로 운반할 초대형 운반선(VLOC)을 추가로 들여오기도 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벌크선 비중이 68% 수준인데 반해 컨테이너선은 10% 미만”이라며 “중국 등 대형 화주들과 장기 운송계약을 맺고 있으며 시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단기 계약도 지속적으로 늘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51.1%를 보유한 최대주주 제일홀딩스가 상장을 앞두고 있는 것도 팬오션의 경영 여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홀딩스는 내년 상반기 중 코스닥 상장을 완료한 뒤 공모자금으로 팬오션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3300억원의 인수금융을 상환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팬오션이 거둔 이익의 상당 부분이 그룹으로 이전되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팬오션은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 가운데 한 곳”이라며 “채권단 지분을 털어낸 데 이어 하림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면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