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중견그룹의 지주회사들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기업공개(IPO·상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내년 7월부터 적용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적용대상 지주회사 자산기준 상향 조정으로 인해 서둘러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만큼 중견 지주사 IPO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IPO를 추진하고 있거나 검토 중인 중견그룹 지주사로는 제일홀딩스, 동원엔터프라이즈, 옐로오투오 등이 있다.
제일홀딩스, 내년 1분기쯤 IPO…동원엔터도 채비제일홀딩스는 하림그룹의 지주사로 이르면 연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럴 경우 내년 1분기쯤이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팬오션 인수 당시 금융사에게 빌린 자금을 갚고 나머지는 시설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제일홀딩스 상장후 중간 지주사인 하림홀딩스와 합병해 이중으로 돼 있는 지배구조를 개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일홀딩스는 애초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다가 코스닥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이미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하림홀딩스와의 합병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제일홀딩스의 상장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2조~3조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 3위 물류업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관심을 모은 동원그룹도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IPO가 점쳐지고 있다. 동부엔터프라이즈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발행주식 수를 531만주에서 1169만주(보통주 1주당 1.2주 신주 배정)로 늘리는 무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이러한 조치는 상장을 앞두고 주식분산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상장주식 수가 적으면 향후 신주 발행 등을 통해 모집할 수 있는 일반주주의 수가 제한될 수 있어 대다수 기업들은 상장 직전에 무상증자 등을 통해 주식수를 늘리곤 한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F&B,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등 6개의 자회사와 23개 손자회사, 11개 증손회사를 두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원그룹의 주력회사들은 M&A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수산, 식품 등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고 지주사 IPO를 통해 그룹은 더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 지주사 자산상향 앞두고 IPO 지속될 듯아울러 벤처연합체인 옐로모바일의 5개 중간지주사 중 하나인 옐로오투오도 IPO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뒤 상장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순수지주사 형태를 폐지하고 사업지주사로 전환 중이다. 이를 위해 중간지주사 가운데 하나인 옐로쇼핑미디어를 내년 1월1일자로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내년 7월부터 지주사의 자산기준이 현행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높아지면서 이 정도 규모에 해당되는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올들어 AP시스템, 유비쿼스, 일동홀딩스, 샘표, 홈센타홀딩스 등이 인적·물적분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일정부분의 자금도 필요한 만큼 지주사 전환을 노리는 기업들의 IPO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기업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현물출자나 주식교환을 하면 양도세 과세 시점을 늦춰 준다. 상장 자회사 지분 20%(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입할 때는 취득세도 면제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