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지난해 기관투자가들의 자산운용 수익률 희비가 갈렸다. 주식 비중이 큰 공적 연기금들은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죽을 쒔고, 대체투자 비중이 큰 공제회들은 주식시장 폭락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공제회 수익률 선방…4% 안팎 기대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경찰공제회 등은 지난해 운용자산 수익률 결산을 진행 중이다. 외부 감사와 세무 회계 등을 거쳐 오는 2~3월께 수익률을 공표할 예정이다. 현재는 가결산 수준으로 공제회들은 3~4%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한 공제회 CIO는 “아직 결산을 진행 중이나 가결산 기준으로 4% 안팎의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지난해 말 국내외 주식시장이 폭락했으나 대체투자 성과가 이를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코스피는 2590선에서 1990선으로 고점과 저점이 600포인트(2018년 1월 29일 2598.19, 2018년 10월 29일 1996.05)나 차이가 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특히 10월에만 300포인트 이상(9월28일 2343.07→10월31일 2029.69) 코스피가 떨어졌다. 이에 공제회도 주식부문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5~7% 수준의 대체투자 수익률이 이를 상쇄했다.
더구나 공제회 대체투자 비중은 50%에 달하는 반면 주식 비중은 10% 수준이다. 공제회 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큰 교직원공제회의 경우도 26조원에 달하는 자산 가운데 대체투자가 13조원으로 비중이 절반에 가깝다. 수익률도 작년 6월 말 기준 대체투자가 국내 7%(금융 7.0%, 실물 7.7%), 해외 13%(금융 16.5%, 실물 10.1%) 수준이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작년 수익률 결산을 진행 중이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3월 말께 구체적인 수치가 공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공제회들도 마찬가지다. 자산규모가 11조원을 넘어서는 행정공제회도 절반 가까이 대체투자 비중이고 10조원 규모의 군인공제회는 대체투자 비중이 65%를 넘어선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가 각각 31%, 14% 수준이다. 군인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도 가결산 기준으로 작년 플러스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나 경찰공제회는 작년 하반기부터 선제적으로 주식 비중을 기존 6%에서 2%까지 축소하면서 금융투자 부문 수익률만 3%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대체투자 비중이 50% 이상임을 고려해 결산 시 최종 성과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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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연기금 주식이 발목…10년 만에 마이너스공적 연기금들은 공제회와 다르게 주식에 발목이 잡혔다.
결산 수치를 가장 빨리 내놓은 사학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자산운용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결산 기준으로 지난해 1~12월 운용자산 누적 수익률이 -2.45%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작년 10월 운용자산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주식 부문 성과 개선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국내주식에서 직접투자가 -18.5%, 간접투자가 -17.82%를 기록했고 해외주식 간접 투자도 -8.71%로 큰 폭의 손실을 냈다. 그나마 대체투자에서 8.3% 수익을 냈으나 주식 부문 부진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다. 이는 16조원 규모의 자산 가운데 주식부문이 5조7060억원으로 비중이 35.6%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만 따지면 21.5%다. 반면 대체투자 비중은 19% 수준이다.
공무원연금도 사학연금과 마찬가지다. 이날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1~12월 중장기자산 운용 수익률 -2.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에 -2.7%로 마이너스를 기록 한 후 11월에 -1.6%로 손실 폭이 개선되는 듯했으나 12월에 다시 1%포인트 하락했다. 현금성 자산(1조434억원, 비중 11.8%)을 포함한 전체 금융자산 수익률도 이 기간 -0.8%에서 -1.7%로 하락세를 보였다.
자산별로 보면 주식에서 -15.0%의 손실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직접투자가 -17.5%, 위탁투자가 -18.3%, 해외주식이 -7.8%의 손실을 보였다. 채권에서는 직접과 위탁이 각각 4.8%, 4.5%를 기록했으나 해외채권이 -1.1%로 부진했다. 그나마 대체투자가 8.1%의 수익을 보였다.
공무원연금도 대체투자 호조에도 8조8267억원의 전체 자산에서 대체투자가 1조5154억원으로 비중이 17.2%에 불과하다. 반면 주식 자산이 2조6161억원(직접 8859억원, 위탁 8210억원, 해외 9092억원)으로 비중이 30%에 달한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작년에 위험 관리를 위한 전술적 자산배분 차원에서 단기자금(현금성자산) 비중을 높여 그나마 전체 자산의 1%대 손실로 수익률을 방어했다”며 “올해 1월에는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해외자산과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작년 11월에 수익률(금융 부문) 0.27%로 플러스로 전환했으나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나 12월에 해외주식이 국내보다 더 하락(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 11월30일 2만5538.46→12월31일 2만3327.46)했는데 643조원 규모의 국민연금 금융투자 부문에서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21조원으로 18.8%에 달한다. 해외주식 비중은 국내주식(113조원, 17.5%)보다도 크다. 한 연기금 CIO는 “해외주식 하락 영향으로 국민연금 운용자산 수익률이 최대 1%포인트 가까이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