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표=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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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면서 보수적으로 변한 투자자들은 공모 규모가 작거나 유통가능 주식 물량이 적은 기업들 위주로 위험을 최소화하는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 IPO 시장도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IPO기업 몰리면서 수급 분산…“IT 업종 불안심리도 반영”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세경하이테크(148150)는 전날대비 2.95% 내린 2만9700원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를 15.1% 밑돌고 있다.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덕산테코피아(317330)와
코윈테크(282880)도 각각 공모가 대비 24.7%, 44.1% 하락한 상태다.
이들은 IPO 과정에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달 이후 대다수 종목들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세경하이테크는 10.7대 1에 그치며 희망공모가 밴드(4만6000~5만2000원) 하단에 한참 못 미치는 3만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세경하이테크는 공모 청약에서도 1.2대 1의 경쟁률로 부진했다. 코윈테크는 0.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청약 미달이 발생했고, 덕산테코피아도 1.96대 1에 그쳤다.
반면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을 넘긴
한국바이오젠(318000)이나 공모 청약서 경쟁률 1200대 1을 넘긴
대모(317850) 등은 흥행 성공에 이어 상장 후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바이오젠과 대모의 주가는 공모가를 각각 53.8%, 21.2% 웃돌고 있다. 지난 7월에만 12개의 기업이 IPO를 진행하면서 수급이 분산된 여파로 흥행이 갈린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 팀장은 “7월 셋째주에만 6개 기업의 수요예측이 몰렸는데, 세경하이테크(스마트폰용 특수필름 생산)·덕산테코피아(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며 “세경하이테크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 성장 정체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 여파로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증시 불안에 위험회피…공모규모·유통가능물량 변수로 작용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관투자자들도 공모 규모와 상장후 유통가능 물량에 따라 선별해 투자했다는 분석이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절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상장후 유통가능 물량 비중이 적은 기업들, 두 가지 변수에 따라 시장은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공모 금액이 크면 경쟁심화로 물량을 배정받기 힘들 수 있고, 공모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것. 한국바이오젠(84억원)과 대모(103억원)의 공모 규모는 100억 내외에 불과한 반면 덕산테코피아(691억원)·코윈테크(568억원) 등은 지난 7월 이후 상장을 추진한 기업들 중 공모 규모가 가장 큰 축에 속한다.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 등이 최근 부진한 증시흐름에 서둘러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경향이 있는 만큼 유통가능 물량이 많은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세경하이테크의 경우 상장후 47%에 달하는 지분이 기관투자자 및 기타 주주로 구성돼 오버행 부담이 컸고, 덕산테코피아도 사모펀드 등이 15%가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공모시장 프리미엄 사라져…개별종목 집중 분석 필요”일반적으로 공모 시장은 증시 영향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증시가 어려울 때는 투자자들이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해 공모 시장으로 몰려 `틈새시장`으로 부각된다는 것. 그러나 최근 증시 낙폭이 워낙 크다 보니 이마저도 통하고 있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보통 동종업체의 밸류에이션과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한다. 그러나 최근 증시에 올라오는 기업들은 이미 2~3개월전 공모가 산정을 마쳤는데, 최근 증시 급락으로 당시 동종업체 밸류에이션과의 격차가 그대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기존 주식들도 무너지고 있는데 새로 상장하는 기업들에 굳이 프리미엄을 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지난해 코스닥벤처펀드 과열 당시와 같은 `묻지마 청약`에서 벗어나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같은 분위기에서는 앞으로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도 프리미엄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진단했다.
IT·바이오 등 주도 업종이 부재한 상황에서 개별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앞선 기관투자자는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더해 보유 리스크, 동종업체 밸류에이션 변동까지 꼼꼼하게 분석을 하고나서야 투자하는 추세”라며 “코스피지수 2000선, 코스닥지수 700선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경 팀장도 “일단 증시가 먼저 회복되던가,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잡혀야 공모 시장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