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오바마 정부의 감세안 연장에도 6000억달러에 이르는 추가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한 미국 연준이 느끼는 아킬레스 건은 바로 고용과 주택경기다.
실제 연준이 FOMC회의 후 내놓은 성명서에서도 "주택부문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The housing sector continues to be depressed)"고 평가하고 있다.
이달초 발표된 10월 잠정주택판매가 예상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인 10% 증가율을 보이긴 했지만, 그 이전에 발표됐던 기존주택판매나 케이스 쉴러지수 등 여타 주택경기 관련 지표들은 부진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이라는 퍼즐을 맞춰가고 있는 중이라면 그 마지막 퍼즐 조각은 주택경기가 될 것이고, 잠정주택판매의 긍정적 시그널을 어떻게 해석할지를 볼 수 있는
11월 신규 주택착공건수(Housing Starts)와
건축허가건수(Building Permits)가 오늘(16일) 밤 공개된다.
신규 주택착공건수는 주거용 건물 착공건수를 기준으로 미 상무부가 전국 1만9000여 지역의 건축업체들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와 우편으로 착공건수를 문의해 집계하는 지표로, 단독주택(비중 75%)과 2가구 이상으로 구성된 타운하우스나 콘도(5%), 아파트(20%) 등을 포괄한다.
특히 신규 주택착공건수는 건축업체들을 상대로, 건축허가를 받기 이전 물량까지 포함하는 만큼 실물경제를 가장 잘 반영해주는 주택지표로 꼽히고 있다.
주택관련 지표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하지만 투자부문에서는 27%나 차지하고 있는데다 승수효과가 크고 고용 등에도 파급되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물론 건축허가건수는 건물을 짓기 전 허가건수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런 착공건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일단 시장 예상은 나쁘진 않은 편이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으로 신규 주택착공건수는 전월(51만9000건)보다 늘어난 55만건 정도가 예상되고 건축허가건수는 지난달 55만건과 같은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착공건수는 지난 4월말에 주택구입과 관련된 세금 크레딧이 종료되면서 충격파를 받은 바 있다. 모기지 이자율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고용시장 악화로 인해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의 마음도 위축됐고 세금 지원 종료까지 겹치면서 4월 67만9000건이 5월에 58만8000건으로 급감했다. 이후로도 큰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며 최근 두 달 연속 감소 중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11월에 반등이 나타난다면 어느 정도의 `바닥 다지기`로 볼 수 있겠다.
다만 수준(level) 자체의 문제는 남는다. 55만건은 올해 평균만 봐도 중간 이하 수준이고 전체 75%를 차지하는 단독주택 착공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달에도 1.4% 정도 하락이 예상된다.
3월에 68만5000건까지 늘어났던 건축허가건수 역시 의미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향후 주택착공건수 상승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모기지가 일반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 주택착공이나 건축허가 모두 모기지 금리 변화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데, 최근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이후 모기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보통 모기지 금리와 2~3개월간 시차를 두고 이들 지표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이제 계절도 완연한 겨울로 접어들고 있어 주택착공이 계절적 감소세를 보일 수도 있다. 계절적 변동성을 제거하기 위해 3개월 이동평균을 많이 쓰지만, 3개월 평균으로 봐도 아직 주택착공은 바닥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이를 종합할 때 여전히 미국 주택경기의 회복세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며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에서도 풀지 못한 숙제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오늘 밤에는 이밖에도 주요한 경제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돼 주목을 받을 것 같다.
뉴욕주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와 함께 가장 중요한 지역 제조업지표인
12월 필라델피아 연준 서베이(Philadelphia Fed survey)가 발표된다. 간밤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전월 -11.1에서 10.6으로 급반등했지만, 지난달 상대적으로 호조였던 필라델피아지수는 22.5에 15 수준으로 약간의 되돌림이 예상된다.
또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Jobless Claims)와
3분기 경상수지(Current Account),
EIA 주간 천연가스 재고(Natural Gas Inventories) 등도 지켜볼 만한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