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남동안CC 필드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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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경북 안동에 위치한 남안동컨트리클럽(이하 남안동CC)이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신탁공매로 사들인 골프장 또한 회원권을 승계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수백억원 대의 입회보증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남안동CC처럼 신탁공매로 매각됐던 골프장들이 입회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줄줄이 회생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아이개발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은 7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회생채권자와 회생담보권자가 채무 기업 재산의 임의 처분을 금지했다. 이르면 이달 말 디아이개발의 회생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기업 인수합병(M&A)보다는 자구적인 회생 계획안을 마련하는데 무게를 두고 회생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경상북도 안동시에 위치한 남안동CC는 지난 2007년 80만평 규모의 부지에 18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대중제 골프장의 증가와 회원제 골프장의 수익성 악화로 세금을 못 내고 입회비를 반환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결국 남안동CC는 2014년 부도가 난 뒤 공매에 부쳐졌고 이후 2016년 볼트 제조업체 동아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디아이개발(옛 그린랜드)에 189억 원에 낙찰됐다.
다만 남안동CC가 디에이개발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1500여 명의 회원들이 갖고 있는 700억원 대 회원권 인정 여부가 문제가 됐다. 디에이개발 측은 그동안 신탁공매를 통해 사들인 체육시설은 회원권을 보장해줄 필요 없다는 판례를 근거로 입회보증금 반환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베네치아CC 기존 회원들이 신탁공매로 골프장을 사들인 다옴을 상대로 제기한 입회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상황이 뒤집어졌다.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신탁공매로 골프장을 사들인 업체들은 기존 회원들의 입회보증금을 모두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디아이개발이 갑작스럽게 떠안게 된 입회보증금을 견디지 못하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디아이개발은 남안동CC를 인수한 2016년 93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이듬해 15억1500만원, 지난해 2억26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년 연속 적자기조를 이어간 데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수백억원 대의 채무를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디아이개발과 유사한 처지에 놓인 기업들이 속속 법원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 보고 있다. 골프장 회생 절차를 다수 추진한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지방 중소형 기업들 중에는 체육시설법상 규정된 회원권 승계 의무가 신탁 공매의 경우 예외라는 기존 판례를 이용해 저가에 골프장을 사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이들로서는 수백억원 대의 입회보증금을 반환할 여유도, 이유도 없기 때문에 법정관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