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대체투자 시장 인력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성 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대체투자가 필수인 만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인력풀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틈만 나면 큰 손인 연기금에서 민간 기업들이 인력을 빼가고 있어 연기금 인력 관리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24일 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9년도 제1차 기금운용 전문가 공개 모집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에 지원서 접수를 마쳤고 면접 전형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오는 4월 중 임용할 예정이다. 작년 말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실을 사모·부동산·인프라투자실 등 투자 성격이 비슷한 자산군별로 개편한 만큼 대체투자와 관련된 인원을 중점적으로 뽑는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자산군별로 재편된 대체투자 조직 인력 확보에 나섰으나 난항이 예상된다”며 “고급 인력들의 높은 몸값과 전주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인력 채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치열했던 국민연금의 운용역 경쟁률은 전주로 이전한 이후 떨어지는 추세다. 운용역 모집경쟁률은 2014년에는 32대 1에 달했으나 작년의 경우 기금운용역 모집 경쟁률이 5.3대1을 기록하면서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업계에서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선임운용역(차장급) 기준으로 연기금 운용역 연봉은 1억이 안 되거나 최대 1억5000만원만원 수준으로 업계의 절반에 그친다고 설명한다. 임원으로 따져도 국민연금 상임이사는 2017년에 2억2000만원을 받은 반면 A증권사는 등기이사 평균 보수가 5억2200만원이다.
이렇다 보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정원은 280명으로 작년보다 2명이 늘었으나 현원은 여전히 240여 명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진행 중인 전문가 공개 모집 채용 인원(36명)을 전원 합격시키더라도 여전히 정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정상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기에는 대체투자 인력이 부족하다”며 “개인당 운용 규모만 봐도 수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국민연금 대체투자 관련 인원(인프라 15명, 부동산 17명, 사모 24명)을 대체투자 자산(72조1000억원)과 나눠봐도 1인당 약 1조3000억원의 부담을 져야한다.
무엇보다 연기금 운용역 자리는 스펙을 쌓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해 매번 인력이 유출된다고 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대체투자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큰 손들의 대체투자 운용역 자리는 좋은 스펙이 된다”며 “연기금에서 짧게 일하고 일반 기업체로 빠진다면 연봉을 2배 이상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도 “대체투자 경력직 품귀현상도 이 때문”이라며 “이러한 사람들이 민간업계로 나와 스타플레이어가 되고 극단적으로 몸값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처우개선 공론화해야전문가들은 연기금의 고급인력 영입을 위해서는 처우개선에 대해 제대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연금만 봐도 글로벌 기금운용 기관 위상에 맞는 처우 개선과 우수인력 확보, 성과와 역량 중심의 평가체계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하고는 있으나 실제로 제대로 된 개선책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예컨대 작년 말에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논의됐던 성과급 보상체계를 보면 목표성과급으로 기금운용본부 기본급 총합의 60%에 3개년 가중 정량평가 성과지수를 곱하는 정도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과거 오비(OB)맥주 매각과 관련해 수천억원의 성과금을 챙긴 사례도 있고 일반적인 증권사에서도 성과금이 수십억에 달한다”며 “현 상태로는 연기금들이 고급인력을 끌어당길 만한 요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1% 수익률만 올려도 수조원의 자산이 늘어난다”며 “일반 기업과 같이 몸값만 제대로 쳐준다면 글로벌 플레이어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연기금 운용역 장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