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지난 1일 고용노동부는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기금과 임금채권보장기금의 대체투자 운용사를 선정하는 공고를 냈다. 부동산·인프라, 사모집합투자기구(PEF), 벤처캐피탈(VC) 등 대체투자 자산군에 활발히 투자하면서 기금을 불려줄 곳을 찾아 나선 것이다.
국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정부 연기금투자풀을 통해 투자하던 각종 기금은 물론 대학들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외부 위탁운용사를 찾고 있고, 운용사와 증권사들 역시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을 염두에 두고 트랙레코드(실적)를 쌓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서다.
 |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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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4배’ 보수율 내건 고용부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내일채움공제사업 성과보상기금의 OCIO 운용사를 선정했고, 이화여대가 사립대 가운데선 처음으로 삼성자산운용과 OCIO 계약을 맺고 기금 운용을 맡기기로 했다.
최근 공고를 낸 고용부 장애인고용기금과 임채기금은 기존 OCIO 시장의 평균치보다 높은 보수율을 내걸고 나섰다. 일반적으로 OCIO 시장에서 운용사들이 챙겨가는 보수는 4~5bp 수준이지만, 고용부는 공고에서 장애인고용기금과 임채기금 운용사 추정 보수율을 20bp로 명시했다. 실제 계약에서 제안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다는 점을 고려해도 높은 수준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다른 기금의 보수율이 4bp 정도이고 그마저도 떨어지는 추세지만 이번에 공고를 낸 것은 대체투자를 위한 운용사 선정”이라며 “대체투자는 전통자산 투자보다 실사도 많이 다녀와야 하고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보수율을 높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정부 산하 기금의 여유자금의 상당수는 기획재정부 연기금투자풀을 통해 운용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연기금투자풀의 수탁고는 35조9887억원(평잔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27조1755억원, 8조8132억원씩 운용하고 있다.
다만 연기금투자풀의 경우 주식과 채권, MMF 등 전통자산 위주로 투자하고 있어 다양한 대체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 산하 기금 관계자는 “내부에서 대체투자 쪽도 제대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투자풀 내에서는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 외부로 눈을 돌렸다”고 전했다.
“퇴직연금 시장 대비” 실적 노리는 운용사들이처럼 OCIO 시장을 찾는 기금이 늘어나면서 운용사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보수율 수준이 높지 않아 운용을 통해 직접적으로 챙겨가는 수익이 많은 것은 아니다. 고용부의 이번 OCIO 운용사 선정은 보수율이 높게 책정됐지만, 투자규모는 전체 기금의 10%인 2000억원 이내 수준이어서 절대적인 보수는 크지 않다.
하지만 운용사와 증권사들은 앞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리 실적을 쌓아두겠다는 속내다. 현재 OCIO 시장은 정부나 대학 기금 정도가 주 고객층을 이루고 있지만,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이미 252조원 수준이고, 오는 2030년에는 10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에 지난해 중진공의 위탁운용 공고에는 증권사와 운용사 등 11곳이 몰리기도 했다.
특히 OCIO 시장에서 운용사보다 후발 주자인 증권사에서는 인력 충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리 운용 인력을 충원·정비하고 트랙레코드를 쌓아 시장 성장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며 “당장 수익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