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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장관을 위한 변명
등록 2011-10-10 오전 8:40:00
수정 2011-10-10 오전 8:40:00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지식경제부 수장인 최중경 장관이 재임 1년을 못 채우고 조만간 물러난다. 지난 달 15일 오후 3시 대한민국이 마비된 게 이유다.
경제의 핏줄인 전력이 끊기는 순간 최 장관의 30년 공직 생활도 끊긴 셈이 됐다. 정치적 환경도 원인이지만 정전 사태 후 미숙한 뒷수습도 최 장관의 퇴임을 부채질했다. 저녁 뒤늦게 서면을 통한 대국민 사과, 허술한 상황보고와 위기 대응은 정전으로 대혼란을 겪은 국민들로선 용납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쯤해서 최 장관을 위한 변명이 필요할듯 싶다. 정전 사태와 관련해 최 장관의 처신이 적절하지 못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장관 취임 후 그가 전달하고자 했던 소신 속 본뜻마저 사라지거나 왜곡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 장관은 취임 후 정책 모터로 `산업강국, 무역대국`을 전면에 내세웠다. 과천 종합청사 28년 금기를 깨고 현판까지 내걸었다. 산업과 무역을 키우고 에너지 자원을 발굴하는 정책이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하다는 최 장관의 소신이 반영된 것이다.
연장선상으로 최 장관은 환율 이슈에서도 수출에 역점 둔 소신발언으로 기획재정부와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책 조율 없이 혼자 뛴다`, `기업 편향적인 시각`이란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히 최 장관의 뻣뻣한 자세는 정치권이나 업계에선 늘 구설이었다. `무역·산업 외치면서 동분서주하는 저런 사람도 드물다`는 일각의 호평은 정치권, 업계와의 잦은 마찰과 입방아, 그리고 정전사태 속에 묻혔다.
그러나 거시정책 못지않게 실물경제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정책부처로서 지경부가 제대로 대우받기 위해 고군분투한 최 장관의 본 뜻 마저 묻히는 듯 싶어 안타깝다.
기름값 논란 역시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 장관은 재임동안 유독 기름값과 엎치락뒤치락했다. 이 과정에서 최 장관은 `대통령 한 마디에 장관이 호들갑을 떤다`. `정유사 군기잡아 억지춘향격으로 기름값을 깎았다`라는 비아냥도 감수했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한없이 떨어지는 데, 국내 유가는 역대 최고가를 향해 달리는 이상한 현실을 볼 때 `내가 직접 원가 계산을 해보겠다`는 최 장관의 심정과 국민의 마음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사심없이 일한 최 장관에게는 그 능력에 맞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소신을 갖고 일한 사람이 나간 뒤에는 `국익` 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기류가 퍼지는 게 그동안 관가의 모습이었다는 점이다. 자칫 복지부동이 시작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