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국내 3대 연기금이 올해 내내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 공제회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이례적으로 주식과 채권 시장이 동시에 요동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대체투자 비중이 당락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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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은 ‘마이너스’ 공제회는 ‘플러스’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국내 연기금은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난 8월 말 기준 금액가중수익률은 -4.74%로 집계됐다. 또한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의 지난 9월 말 기준 평잔수익률은 각각 -7.63%와 -4.9%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수익률이 △국민연금 10.86% △사학연금 11.95% △공무원연금 8.1% 등 두자릿수에 육박했던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연기금은 대체로 올해 상반기까지 수익률 악화를 이어가다 잠시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마이너스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다만 마이너스 성적표에서 유일하게 대체투자 부문은 양호한 실적을 드러냈다. 지난 8월 말 기준 약 917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부문 수익률은 10.9%로 선방했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각각 12.4%, 9.8%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공무원연금은 지난 1월 1.9%를 시작으로 9개월 연속 대체투자 수익률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반면, 공제회들은 연기금보다 상대적으로 전체 운용수익률이 양호한 편이다. 국내 큰손인 교직원공제회는 지난달 말 기준 5.2% 수익률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 6월 말(4.4%)보다도 상승한 수치다. 경찰공제회도 지난 9월 말 기준 5.2%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전체 수익률 또한 5%대를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올 상반기 수익률이 0.39%로 가까스로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우량 대체투자 자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한 덕분에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 나왔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투자자산을 선별해 투자함으로써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하는 시기에도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 비중 클수록 수익률은 선방연기금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적표를 냈는데도 공제회들이 그나마 플러스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대체투자 비중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체투자는 부동산·인프라·기업투자·벤처캐피털 등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장기 분산투자에도 유리한 편이라 시장 반응 속도가 빠른 전통자산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꾀할 수 있다.
실제로 연기금보다 공제회의 대체투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비중이 15.5%에 불과한 반면, 지난달 기준 교직원공제회는 44.5%로 기업금융 부문(26.8%)까지 합하면 총 71.3%다. 그외에도 지난해 기준 경찰공제회 대체투자 비중은 57.1%이며, 전체 수익률이 10.9%였던 행정공제회도 대체투자 비중만 약 80%에 달한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수익률이 10.9%로 높아도 전체 수익률을 견인하기엔 어려웠던 이유다.
다만, 대체투자는 연말에 진행하는 공정가치평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연중 수익률에는 정확한 평가액이 반영되지 않아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고 해서 안심하기엔 이르다. 최근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자산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연기금과 공제회 모두 장기적으로 볼 때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수익률이 높은 기관의 공통점은 대체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인데, 공정가치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시기에 함부로 단정할 수 없으며 한쪽에만 치우치지 말고 전통자산도 투자 타이밍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