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한껏 달아오른 인수·합병(M&A) 시장에 과거 한두 차례 얼굴을 내밀었던 기업들이 ‘재등판’하고 있다. M&A 불장 속에서 이번에는 제값을 받고 매각에 성공하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재수·삼수에 나선 기업들이 매각에 성공한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면서 M&A 시장의 매물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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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로젠택배 등 매각 재추진 성공최근 M&A 시장에는 수천억원은 물론이고 조 단위 매물도 속속 거래되고 있다. 올 들어
신세계(004170)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의 테일러메이드 인수,
GS리테일(007070)의 요기요 인수 등이 이어지며, 업종을 가리지 않고 중소형급 매물까지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년 전 매각을 추진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업체들이 재등장해 눈길을 끈다. 과거 가격에 대한 시각차 등으로 인수전을 마무리 짓지 못한 매물들이 “시장이 호황을 맞은 지금이야말로 매각에 성공할 적기”라며 인수 타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우건설(047040)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8년 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호반건설)까지 선정했으나 해외 사업 부실 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매각주체인 KDB인베스트먼트는 3년 만인 올해 대우건설 매각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해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재입찰’을 두고 잡음이 불거졌고 여전히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졸속 매각이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큰 문제가 없다면 연내 매각이 완료될 전망이다.
로젠택배는 올해 ‘삼수’ 끝에 매각에 성공했다. 대명화학은 지난달 로젠택배의 최대 주주인 베어링PEA로부터 로젠택배를 인수했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또 다른 PEF 운용사로 세컨더리 딜(PEF 운용사 간에 경영권을 인수·매각하는 것)이 이뤄지는 듯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베어링PEA는 2013년 로젠택배를 인수했고 2015년부터 공개매각 시도를 시작하며 로젠택배 매각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결국 세 번의 시도 끝에 올해 성공한 것이다. 대명화학은 로젠택배의 현금창출능력에 주목하는 한편, 패션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국내 최대규모 PEF인 MBK파트너스도 두산공작기계를 인수 5년 만에 자동차 부품사 디티알오토모티브에 매각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에도 제한적 입찰 형태로 두산공작기계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차로 무산된 바가 있다.
“몸값 제대로 인정받을 적기…불확실성도 개선”올해 M&A시장의 호황은 한두 차례 매각에 실패한 뒤 적기를 노리던 매각 주체들에게는 호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올 들어서 조 단위의 대규모 딜이 이어지는 상황의 기저에는 PEF 운용사의 넉넉한 드라이파우더(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모집했지만 아직 투자를 통해 소진하지 못한 자금)가 있다.
PEF 운용사뿐 아니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대기업 계열사의 M&A 참여 의지와 실탄도 충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매각하는 쪽 입장에서는 가격이 만족스럽지 않아 매각을 철회했던 과거와 달리 매물 몸값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업종과 매물에 따라 당연히 차이는 있지만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경향이 계속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M&A 시장을 덮쳤던 코로나19 변수가 올해도 여전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친 점도 재등판을 부채질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팬데믹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했던 기업은 기저효과로 반등했고, 실적 악화가 계속된 기업 역시 불확실성은 일정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계속되고 있지만 시장의 밸류에이션 평가 등에는 이미 다 반영됐기 때문에 지난해와 비교하면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수년 전부터 매각을 계획하던 입장에선 지금이 매각하기에 알맞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