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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구, 스탠포드대 앞"…VC가 대학 인근에 둥지 튼 이유
- 최인규 스프링캠프US 대표 인터뷰
- 스탠포드대 앞에 사무실 겸 창업가 위한 공간 꾸려
- "인재 샘솟는 대학가에 한인 창업밸리 조성하고파"
- 등록 2024-11-29 오전 10:42:58
- 수정 2024-11-29 오전 10:42:5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0시 4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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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스탠포드대 앞의 조용한 주택가. 한국인 창업가들이 들락날락하는 한 건물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창업가들은 거실에 둘러앉아 회의하거나, 주방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운다. 안락한 침대가 놓인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있다. 경치 좋은 테라스에서는 종종 예비 창업가, 창업가, 투자자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해커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국내 벤처캐피털(VC) 스프링캠프의 미국 자회사 스프링캠프 US 사무실 겸 창업가들을 위한 공간이다. 스프링캠프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가 지분 100%를 보유한 VC였다가 최근 내부경영자인수(MBO)를 통해 독립했다. 이후 지난 2월에는 실리콘밸리에 자회사를 꾸리면서 미국 시장으로 본격 진출했다.
대형 투자사나 출자자(LP)들이 미국에 지사를 차리는 경우는 제법 생겨나고 있지만, 초기 기업 전문 투자사가 직접 진출한 경우는 아직 드물다. 업계가 스프링캠프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데일리는 실리콘밸리의 스프링캠프US 사무실에서 최인규 대표를 만났다. 그에게 회사가 미국 자회사를 꾸린 이유가 무엇인지, 향후 어떤 행보를 계획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
창업밸리 대한 갈망…실리콘밸리까지 이어져
최인규 스프링캠프 US 대표는 게임사 네오플의 초기 구성원으로 합류하며 자연스레 벤처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와 매력을 느꼈다. 이후 2013년 서울대기술지주에서 일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학생 창업가들을 위한 일에 집중했다. 당시 창업교육센터를 만들어 창업팀 팀장이 됐고, 직접 학생들을 위한 창업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최 대표는 “한국에는 왜 진정한 창업밸리가 없을까 항상 고민했다”며 “이윽고 실리콘밸리 같은 창업밸리는 인재와 기술이 끊임없이 창출되는 곳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에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를 하다 보면 창업밸리를 조성하는 일에 한 걸음 다가가지 않을까 싶어 2015년에는 VC인 스프링캠프를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설립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국에 자회사까지 차렸다. 팬데믹 이후 유동성이 말라가면서 국내 비즈니스에서 한계를 느낀 창업가들이 글로벌로 특히 미국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젊고 똑똑한 인재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향후 5년에서 10년간 국내에서 배출되는 유니콘 스타트업 수보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차린 기업이 유니콘이 되는 비중이 더 많아질 거라 본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는 이어 “VC도 같이 나가서 현지에서 발로 뛰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기 단계 투자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인재들과의 소통이 필수다. 예비 창업가와 네트워크를 다지고 이들이 창업한 뒤 자금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위해 초기 단계 투자자는 예비 창업가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는 이런 전략을 기반으로 본사를 서울대 앞에 차렸고, 미국에 진출해서는 스탠포드대 앞에 사무실을 냈다.
실리콘밸리서 제2의 몰로코·센드버드 발굴할 것
미국에서의 투자는 △몰로코 형태의 팀 △센드버드 형태의 팀 △K푸드·뷰티 등 크게 3곳에 집중될 전망이다. 쉽게 말해 몰로코 형태의 팀은 한국인이 미국 현지에서 창업한 경우를, 센드버드 형태의 팀은 한국에서 창업한 팀이 미국에 진출한 경우를 일컫는다. 스프링캠프 US는 스타트업이 아이디어 개발, 팀 구성, 사업모델 구체화와 초기 운영 자금 투입까지 주도하도록 돕는 컴퍼니빌더 역할도 도맡겠다는 생각이다. 이때 특히 K푸드·뷰티 스타트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투자는 우선 한국에서 결성한 펀드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그는 현재 △스프링캠프 초기전문 투자조합 제1호 △스프링캠프 초기전문 투자조합 제2호 △스프링캠프 초기전문 투자조합 제4호 △스마트 스프링 펀드 등 한국에서 결성한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텐데 이들이 초반에는 한국에서 투자를 받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현지에서 투자를 받길 원할 것”이라며 “다만 초기 스타트업은 명확한 서비스와 제품이 없어 비전과 방향성, 구성원을 가지고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실리콘밸리에 즐비한 중국과 인도 VC들이 자국의 초기 스타트업을 끌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사들이 자국 창업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니 제대로 된 서비스와 제품이 나오게 되고, 이용자를 끌어모으게 된다는 것이다. 확보한 이용자로부터 꾸준한 매출이 나오니 이후에는 미국 현지 투자사로부터 수월하게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그는 “미국에 진출한 국내 초기 스타트업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역할을 현지에 진출한 국내 VC들이 도맡게 될 것”이라며 “스프링캠프US의 향후 역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해커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국내 벤처캐피털(VC) 스프링캠프의 미국 자회사 스프링캠프 US 사무실 겸 창업가들을 위한 공간이다. 스프링캠프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가 지분 100%를 보유한 VC였다가 최근 내부경영자인수(MBO)를 통해 독립했다. 이후 지난 2월에는 실리콘밸리에 자회사를 꾸리면서 미국 시장으로 본격 진출했다.
대형 투자사나 출자자(LP)들이 미국에 지사를 차리는 경우는 제법 생겨나고 있지만, 초기 기업 전문 투자사가 직접 진출한 경우는 아직 드물다. 업계가 스프링캠프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데일리는 실리콘밸리의 스프링캠프US 사무실에서 최인규 대표를 만났다. 그에게 회사가 미국 자회사를 꾸린 이유가 무엇인지, 향후 어떤 행보를 계획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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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스프링캠프 US 대표는 게임사 네오플의 초기 구성원으로 합류하며 자연스레 벤처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와 매력을 느꼈다. 이후 2013년 서울대기술지주에서 일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학생 창업가들을 위한 일에 집중했다. 당시 창업교육센터를 만들어 창업팀 팀장이 됐고, 직접 학생들을 위한 창업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최 대표는 “한국에는 왜 진정한 창업밸리가 없을까 항상 고민했다”며 “이윽고 실리콘밸리 같은 창업밸리는 인재와 기술이 끊임없이 창출되는 곳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에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를 하다 보면 창업밸리를 조성하는 일에 한 걸음 다가가지 않을까 싶어 2015년에는 VC인 스프링캠프를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설립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국에 자회사까지 차렸다. 팬데믹 이후 유동성이 말라가면서 국내 비즈니스에서 한계를 느낀 창업가들이 글로벌로 특히 미국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젊고 똑똑한 인재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향후 5년에서 10년간 국내에서 배출되는 유니콘 스타트업 수보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차린 기업이 유니콘이 되는 비중이 더 많아질 거라 본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는 이어 “VC도 같이 나가서 현지에서 발로 뛰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기 단계 투자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인재들과의 소통이 필수다. 예비 창업가와 네트워크를 다지고 이들이 창업한 뒤 자금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위해 초기 단계 투자자는 예비 창업가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는 이런 전략을 기반으로 본사를 서울대 앞에 차렸고, 미국에 진출해서는 스탠포드대 앞에 사무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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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투자는 △몰로코 형태의 팀 △센드버드 형태의 팀 △K푸드·뷰티 등 크게 3곳에 집중될 전망이다. 쉽게 말해 몰로코 형태의 팀은 한국인이 미국 현지에서 창업한 경우를, 센드버드 형태의 팀은 한국에서 창업한 팀이 미국에 진출한 경우를 일컫는다. 스프링캠프 US는 스타트업이 아이디어 개발, 팀 구성, 사업모델 구체화와 초기 운영 자금 투입까지 주도하도록 돕는 컴퍼니빌더 역할도 도맡겠다는 생각이다. 이때 특히 K푸드·뷰티 스타트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투자는 우선 한국에서 결성한 펀드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그는 현재 △스프링캠프 초기전문 투자조합 제1호 △스프링캠프 초기전문 투자조합 제2호 △스프링캠프 초기전문 투자조합 제4호 △스마트 스프링 펀드 등 한국에서 결성한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텐데 이들이 초반에는 한국에서 투자를 받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현지에서 투자를 받길 원할 것”이라며 “다만 초기 스타트업은 명확한 서비스와 제품이 없어 비전과 방향성, 구성원을 가지고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실리콘밸리에 즐비한 중국과 인도 VC들이 자국의 초기 스타트업을 끌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사들이 자국 창업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니 제대로 된 서비스와 제품이 나오게 되고, 이용자를 끌어모으게 된다는 것이다. 확보한 이용자로부터 꾸준한 매출이 나오니 이후에는 미국 현지 투자사로부터 수월하게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그는 “미국에 진출한 국내 초기 스타트업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역할을 현지에 진출한 국내 VC들이 도맡게 될 것”이라며 “스프링캠프US의 향후 역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박소영 기자
so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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