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회사채시장에도 봄은 오는가
- [35회 SRE]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올해 제35회 신용평가전문가 설문(SRE)은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속에서 시종일관 활발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지난 9월 미국 연준이
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바뀌었음을 선언하였고,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2년 넘게 고금리 기조하에서 혹한기를 보냈던 회사채시장에 해빙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
2022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고강도 통화긴축에 기업들의 체력은 많이 떨어져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회사채시장에서 대규모 신용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부동산 PF와 관련된 제2금융권 회사들의 부실화 우려도 이제 마무리 수순으로 넘어가는 듯하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는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기업들의 재무환경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긍정과 부정의 요소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신용평가사들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합리적인 해석으로 시장의 믿을만한 구석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지난 회차에 이어 제35회 SRE에서도 신용등급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4점이라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제34회에서 신뢰도 평가가 최초로 4.0을 돌파했었는데, 이번 회차에서 4.0 이하로 하락했다면 작년의 결과가 반짝 상승에 불과했다는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이 발행기업과 투자자간의 상반된 견해 사이에서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에 대해 시장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산출물을 꾸준히 만들어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간 신용평가사들은 투자자들이 무엇에 목말라하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마련하여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제공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고지에 오르는 것이 힘이 들듯이, 고지를 지키는 것도 매우 고단한 작업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에 안주한다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과의 간극이 언제 또 확대될지 모를 일이다. 평가철학을 지키면서 다양한 분석기법을 시도하는 신용평가사들의 혁신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9월에 시작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이변이 없는 한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은행도 연준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다. 낮아지는 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신용등급 산정에 있어서도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안심하기엔 복병이 많아 보인다. 당장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올해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각종 경제지표에서 상충되는 숫자가 발표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신용평가사들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신용평가사들이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적절히 진단하고 제대로 된 처방전을 제시할 때 우리나라 회사채시장은 부채조달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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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고강도 통화긴축에 기업들의 체력은 많이 떨어져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회사채시장에서 대규모 신용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부동산 PF와 관련된 제2금융권 회사들의 부실화 우려도 이제 마무리 수순으로 넘어가는 듯하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는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기업들의 재무환경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긍정과 부정의 요소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신용평가사들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합리적인 해석으로 시장의 믿을만한 구석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지난 회차에 이어 제35회 SRE에서도 신용등급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4점이라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제34회에서 신뢰도 평가가 최초로 4.0을 돌파했었는데, 이번 회차에서 4.0 이하로 하락했다면 작년의 결과가 반짝 상승에 불과했다는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이 발행기업과 투자자간의 상반된 견해 사이에서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에 대해 시장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산출물을 꾸준히 만들어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간 신용평가사들은 투자자들이 무엇에 목말라하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마련하여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제공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고지에 오르는 것이 힘이 들듯이, 고지를 지키는 것도 매우 고단한 작업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에 안주한다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과의 간극이 언제 또 확대될지 모를 일이다. 평가철학을 지키면서 다양한 분석기법을 시도하는 신용평가사들의 혁신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9월에 시작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이변이 없는 한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은행도 연준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다. 낮아지는 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신용등급 산정에 있어서도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안심하기엔 복병이 많아 보인다. 당장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올해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각종 경제지표에서 상충되는 숫자가 발표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신용평가사들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신용평가사들이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적절히 진단하고 제대로 된 처방전을 제시할 때 우리나라 회사채시장은 부채조달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지영의 기자
yu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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