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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꺼지지 않을 ‘달러 강세’…내년 환율 방향은

  • [35회 SRE]
  • 美 금리 인하했지만 경제 호조에 ‘강달러’
  • 日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엔캐리 ‘청산’
  • 중동 리스크·中부양책에 환율 변동성 확대
  • 내년에도 美 경제 ‘탄탄’…한국 수출 부진 전망
  • 등록 2024-11-20 오전 6:25:42
  • 수정 2024-11-20 오전 11:46:34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06시 2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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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달러화의 힘은 빠지고 원·달러 환율도 차츰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던 것과 달리 외환시장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유럽 등 주요국들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면서 달러화의 위용은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종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대통령 선거 등으로 인해 1년 내내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에 ‘1달러=1400원’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 새 정부로 인한 불확실성과 미 경기 호조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는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달러 강세 불씨는 쉽사리 꺼지지 않으면서 환율도 1300원대의 레인지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미·일 통화정책 전환…환율 변동성↑

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결과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의 가장 큰 이유로 109명(59.6%)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꼽았다. 미국은 지난 9월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마무리하고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 기준금리 상단을 기존 5.5%에서 5.0%로 내린 바 있다. 이에 9월 말 환율은 1300원대로 하락하며 연초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연준이 본격 인하하기까지 시점이 늦어지고 유럽 등 주요국이 먼저 인하를 단행하고, 인하 폭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환율은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33명(18.0%)이 ‘일본 추가 금리 인상’을 환율 변동성 확대 이유로 지목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3월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대규모 금융완화 조치를 사실상 해제했다. 이후 7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종전 0∼0.1%에서 0.25% 정도로 추가 인상했다.

예상외로 일본의 금리 인상이 급진적으로 일어나는 반면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서 미-일 금리 차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커졌다. 이에 엔-캐리 트레이드(값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공포가 커졌다. 이로 인해 지난 8월 5일 환율은 1350원대로 급락하다가 1370원대로 급등하며 하루 새에 20원을 등락했다.

또 다른 환율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22명(12.0%)이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강화로 이어지면서 위험 통화인 원화에 약세(환율 상승) 압력을 가했다. 또 중동 확전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연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자극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늦추고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15명(8.2%)은 ‘중국 대규모 부양책에 따른 위안화 강세’를 환율 변동성의 원인으로 들었다. 하반기 들어 중국은 지급준비율(RRR) 0.5%포인트 인하와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90조원) 공급, 정책 금리·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 경기 부양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실망 속에 위안화 변동성은 커졌고, 원화도 강한 연동성을 나타냈다. 이밖에 4명(2.2%)은 대내 금리차, 서학개미 증가, 외환보유고 소진 속도 등을 꼽았다.

美대선·11월 FOMC 소화 후 환율 하락

사진=AFP
올해 두 달 남짓 남았지만 환율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다시 재선에 승리하면서 달러화가 급등하며 환율은 다시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트럼프의 공약이 실행될 경우 미국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진옥희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 당선 시 환율이 최대 14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11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됐다. 하지만 향후 인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내 추가 인하와 인하 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는 곧 불확실성으로 이어진다.

최근 씨티는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고용률과 퇴사율, 근무시간 감소 등 다양한 포인트에서 노동시장이 약해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미 대선, FOMC 등 11월 이벤트가 종료된 후 연말로 갈수록 환율은 하향 안정화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11월 말부터 환율은 점차 내려오는 방향일 것”이라며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달러 매도)도 기다리고 있고, 환율 하단이 다를 순 있지만 누가 되든 간에 환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환율 1300원대 고착화 가능성

사진=AFP
내년 주요국 경제가 저성장 흐름을 보일 공산이 높은 가운데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에 기반한 글로벌 자금의 대미 유입 확대 등도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지속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약세 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2025년 전체적으로 달러화는 ‘킹달러’ 수준의 강세는 아니지만 보합 내지 강보합 수준의 강세 분위기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국내 경기 사이클을 지지하던 수출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내수경기 부진으로 내년 국내 경기 사이클은 둔화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환율도 1300원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SRE 설문에서도 대다수인 98명(53.6%)이 1300원을 상회하는 현재의 환율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62명(33.9%)은 환율이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점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에는 환율 하락을, 하반기에는 환율 상승을 예상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이후 동조화 경향이 높아진 엔화 강세로 환율 하락 요인 중 하나”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주요국 성장 격차 재확대와 달러 자산 선호로 연결되는 강달러 시나리오를 전망한다”고 했다.

그는 “환율이 팬데믹 이후 새로운 스탠다드로 인정받은 1300원대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달러 약세 압력은 제한될 것”이라며 “정책을 활용한 양호한 성장과 달러화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달러 약세 정책을 펼치지 않는 이상 달러인덱스가 90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따라서 내년 환율도 1270원을 하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내년 11월 세계국채지수(WGBI) 최종 편입으로 인한 달러 수급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과 미국과 한국 간 정책 금리 역전 현상 지속 등으로 환율의 큰 폭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1300원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환율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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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5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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