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여천NCC,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충족

  • [35회 SRE]
  • 한기평·한신평 ‘A’로 평가…전망은 ‘부정적’
  • 워스트레이팅 6위…29명 중 28명 등급 하향해야
  • “중국, 중동과 설비 달라…원가 경쟁력 낮아”
  • 등록 2024-11-20 오전 5:59:08
  • 수정 2024-11-20 오전 5:59:0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05시 5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가입하기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법인(JV) 여천NCC가 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 올해 2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저성장과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로 인해 공급 과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은 등급전망 ‘부정적’ 꼬리표를 달고 있는 여천NCC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천NCC는 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40개 가운데 신규 진입과 동시에 6위를 기록했다. 응답자 총 183명 중 29명(15.9%)으로부터 현 등급이 적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별로 살펴보면 크레딧 애널리스트(CA) 15명 전원이 등급을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 비CA는 14명 중 13명이 등급을 내려야 하고, 1명은 올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여천NCC는 석유화학 업황 불황의 여파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60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3871억원 △2022년 -3867억원 △2023년 -2388억원 등의 순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가 축소되긴 했으나, 과거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윤재 한신평 연구원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인 석유화학업 특성상 수급 상황에 따른 이익변동성이 높은 편”이라며 “특히 수년간 누적된 중국의 석유화학 증설 물량 유입 및 자급률 상승은 스프레드 개선을 지연시키며 여천NCC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금 조달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여천NCC는 지난 10월 공모 회사채 1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40억원 주문에 그쳤다. 기관투자자들의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불안한 투심을 보여준다.

현금창출력 약화에 재무부담이 확대되며 순차입금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천NCC의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 규모는 2조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 4000억원, 2021년 말 1조6000억원 등과 비교했을 때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졌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여천NCC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했으나, 지난 6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부정적 등급전망은 향후 6개월 내에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실제로 여천NCC는 한기평의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한 상태다. 한기평은 여천NCC 등급 하향 변동요인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7% 이하, 차입금의존도 45% 이상을 꼽았다. 지난 6월 기준 여천NCC의 EBITDA 마진은 1.4%, 차입금의존도는 55.9%로 집계됐다.

올해 말 여천NCC는 합작 투자 계약 기간 종료도 앞두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모회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1~4공장을 각각 2곳씩 가져가는 방안과 통매각 등 여러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SRE자문위원은 “화학은 최상단에 위치한 회사들마저 사업을 접자는 식의 기사들도 많이 나온다”며 “여천NCC는 올해 말 합작 계약 종료가 다가오는데, 올해 말에 분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사업의 원가 경쟁력 자체가 열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과 중동 기업들은 원유를 나프타로 정제하는 공정 없이 바로 에틸렌 등으로 전환하는 최신 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Crude Oil to Chemical) 설비 도입을 본격화했다. 국내에는 대규모 COTC 설비가 아직 없다.

또 다른 자문위원은 “중국이 대규모 증설을 했는데 경기가 안 좋아 수출이 당연히 안된다”며 “중국, 중동과 설비가 달라서 기본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따라갈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SRE 랭킹
※ 제35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 제35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