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장 우려 여전한 SK온, 신용리스크 심화

  • [35회 SRE]
  • 'SK온 살리기' 총력 다하는 SK그룹
  • 자본시장 전문가들 시선은 싸늘
  • 트럼프 재집권에 글로벌 전망도 '흐림'
  • 등록 2024-11-20 오전 5:36:11
  • 수정 2024-11-20 오전 5:36:1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05시 36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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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SK그룹이 총력을 다해 지탱 중인 SK온을 바라보는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 한층 싸늘해졌다. SK온을 위해 그룹 재정이 계속 투입되고, 알짜 계열사들까지 잇따라 합병되고 있음에도 대내외적 여건이 점차 악화되고 있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타국 기업에 극히 경제적 공세를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글로벌 시장 여건까지 흐려지고 있다.

시장의 싸늘한 불신…SK온, 워스트 1위로 수직 상승

SK온은 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183명 중 65명(35.5%)이 현재 신용등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해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올랐다. 지난해 34회 SRE 워스트레이팅에 신규 포함됐을 당시에는 13위에 그쳤으나 불과 1년 만에 1위로 수직 상승했다. 극장 산업이 사양화되고 있다는 평가 속에 워스트레이팅 2위를 기록한 CJ CGV(45표, 24.6%)와의 격차도 제법 크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모두 SK온의 신용등급을 ‘A+’,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SK온을 선택한 65명의 응답자 전원이 현재 신용등급 대비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직군별로 보면 크레딧 애너리스트(CA) 33명, 비CA 32명이 SK온의 신용등급을 내려야 한다고 봤다. 지난 34회 SRE에서는 신용등급을 내려야 한다는 투표자가 15명에 그쳤다. 지난해에 시장 참여자들이 보내기 시작한 우려가 이제는 뚜렷한 불신으로 바뀐 모양새다.

SK온을 대하는 시장의 시선이 싸늘해진 이유는 명확하다. 막대한 재무적 부담이 지속되는 데다, 성장 둔화기를 맞은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경고음이 높아져서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을 벗어나더라도, SK온이 그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느냐는 의문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출범한 이후 지난 2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에는 매출 1조430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지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현재 실적이 수치상의 흑자일 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608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적자라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해에도 AMPC 6170억원을 제외하고 산출할 경우 막대한 영업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AMPC는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배터리 및 친환경 에너지 등 산업의 투자·생산을 늘리기 위해 미국 내국세법을 개정해 세액공제 혜택을 지급하는 제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 기댈 곳마저 무너질 위기를 마주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인 IRA를 폐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실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보조금을 폐지하거나, 크게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SK온 살리기 역량 집중

매년 거액을 쏟아부어야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지만, SK그룹은 계속해서 SK온 살리기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퇴로가 없기 때문이다. 재무구조가 우수한 알짜 계열사들을 잇달아 SK온에 붙여 지지대 강화에 나섰다.

SK온은 지난 11월1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흡수합병했다. SK온 합병 신주를 기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주주인 SK이노베이션에게 교부 하고, 합병 후 SK이노베이션의 SK온에 대한 지분율은 88%다. SK인터내셔널은 원유·석유제품 전문 트레이딩 회사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5700억원을 상회하는 알짜회사다. 여기에 사업용 탱크터미널 기업인 SK엔텀도 법인 설립 후 1년 이상 경과되어 공정거래법상 적격합병 요건이 충족되는 시점인 오는 2025년 2월1일을 기일로 SK온과 합병할 예정이다.

SRE자문위원은 “현재 SK 구조조정의 큰 축이 SK온 살리기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SK온 차원에서는 일단 재무부담을 줄여 살아날 수 있는 궁여지책이지만 결국 업황과 실적이 올라와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배터리 업계에 위기가 온 상황인데, 재무기반이 취약한 SK온에게는 더욱 혹독한 겨울이 될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체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발언대>

이데일리 SRE 항목 중 하나인 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워스트레이팅)은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 적정성에 대한 시장의 견해를 묻는 설문이다. 이데일리는 설문 분석의 공정성을 위해 워스트레이팅 상위 득표를 기록한 기업(계열)에 ‘발언대’ 형식으로 반론보도문을 요청해 왔다. 다음은 35회 SRE SK온의 발언대 전문이다.

SK온 “운영 효율화로 지속적 흑자 달성 위한 체력 확보할 것”

SK온은 글로벌 Top 5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전기차 캐즘 상황 속에서도 최근 독립법인 출범 이후 3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을 4841억원 개선하며 원가 경쟁력 중심의 수익성 경영이 가능함을 시장에 증명했다. 최근 유상증자 및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 및 재무제표 개선 효과도 거뒀다. 4분기에는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 가동 및 2025년 신차 출시 계획으로 전 분기 대비 판매량 증가도 예상된다.

SK온의 올해 캐펙스(CAPEX, 설비투자)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블루오벌SK와 현대 북미 합작사(JV)의 주요 투자가 연내 집행됨에 따라, 오는 2025년 이후 SK온의 CAPEX 금액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월1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 2월1일 SK엔텀과의 합병도 예정돼 있어,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추가적인 EBITDA를 창출할 예정이다. 전방 시장의 다양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SK온은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 극대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여 지속적인 흑자 달성을 위한 체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시장 조사 전망기관들은 오는 2025년 전기차 수요가 올해 대비 40% 이상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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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5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 제35회 SRE 설문조사 결과입니다.